존경하는 의장님과 대의원 여러분,

이 자리에서 보니까 여러분 대부분이 청색이나 짙은 색 계열의 넥타이들을 하고 계신데, 저는 극소수의 위원들과 함께 붉은 색 계통의 넥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 총회 때에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진 어떤 목사님께서 나비넥타이를 맨 외국 사절을 놀리신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분이 지금 저 의장단 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제가 긴장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또한 저의 아내가 이 자리에 있다면 제 아내도 제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넥타이를 골랐다고 지적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무어라 변명할지를 모르겠는데, 방금 좋은 말이 생각났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넥타이를 고르는 것보다 적합한 단어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둘러서 말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제가 좋은 단어를 골랐는지 잘 살펴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제가 고른 말로 여러분에게 독립개신교회의 인사말을 전하겠습니다.

여러분은 2007년 총회에서 한국에 있는 작은 교회와 자매 관계에 들어갈 것을 결정하였습니다. 한국에 큰 교회들이 많이 있는데, 여러분은 회원 수가 모두 합하여 700명에 불과한 네 교회의 연합인 독립개신교회와 자매 관계에 들어가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대체로 복음주의적이고 오순절파의 영향력이 강한 한국 교회의 상황에서 독립개신교회가 개혁 신앙을 전파하는 좋은 ‘운하’가 되리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9년 동안 두 교회는 서로 총회에 참석하고 강단을 교류하며 신학 교육과 문서 출판을 통하여 교회적인 사귐을 점점 더 깊이 나누어 왔습니다. 독립개신교회의 2012년과 2015년 총회에는 여러분의 교회에서 에릭 페일스 교수와 아놀드 하위헌 교수가 각각 참석하여 여러분의 인사말을 전하여 주었고,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독립개신교회 신학교에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또한 여러분의 2010년과 2013년 총회에는 독립개신교회의 두 목사(김헌수, 김기찬)가 각각 참여하여 인사말을 전하고 자매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우리 두 교회가 명목상의 자매 교회에 머물지 않고 실질상으로 교제하고 있음이 강단 교류를 통하여서도 잘 표현되었습니다.

우리는 3년마다 만나기 때문에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말씀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2010년에 시작한 독립개신교회 신학교가 2014년에 네 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그들은 세 교회연합에서 왔는데 모두 그들을 보낸 교회에서 목사로 임직되었고, 그 과정에서 독립개신교회는 그 신학생을 보낸 교회들과 자매 관계에 들어갔습니다. 여러분의 미국 자매 교회인 정통장로교회 중국 선교부에서 조선족 목사 후보생을 보냈는데, 그 학생이 졸업한 후에 연길에서 개혁교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목회를 할 수 없어서 정통장로교회 중국 선교부에서는 20년 이상 선교활동을 하면서도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독립개신교회 신학교를 나온 중국 학생이 목사로 임직되면서 개혁교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20년 넘는 선교 활동의 첫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립개신교회 신학교가 작은 규모의 학교지만 정통장로교회에서는 이 학교가 성경과 신앙고백에 충실한 기관이라고 여겨서 조선족 목사 후보생을 저희에게 보내어 신학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 명이 공부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두 명을 더 보내겠다고 합니다. 신학교를 중심으로 선교의 사역을 하는 셈인데, 선교의 일은 곧 교회적인 일이기 때문에 정통장로교회에서는 2014년 총회에서 독립개신교회와 자매 관계에 들어갈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우리도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려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두 교회가 중국 선교의 일을 위하여 동심협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국에 ‘독립개혁장로교회’라는 교회 연합이 있는데 14개의 회중으로 구성되어 있고 900여 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독립개신교회는 그 교회와 지난 20년간 교회적인 사귐을 가졌습니다. 2014년에 독립개신교회 출신의 졸업생을 그 교회에서 목사로 청빙하면서 두 교회가 완전한 자매 관계에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그 교회에서 보낸 학생이 공부하고 있고 내년에도 새로운 학생을 보낸다고 합니다. 신학 교육을 통하여서 두 교회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고, 주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면 두 교회가 하나의 교회로 연합되리라고 기대합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금년 5월에 유럽 개혁교회들의 회의(European Conference of the Reformed Churches)에서 ‘세례와 성찬’을 주제로 모인 것을 ‘룩스 문디’(Lux Mundi)라는 잡지에서 읽었는데,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에 있는 여러분의 형제들도 ‘세례와 성찬’이라는 주제로 모였습니다. 2015년 10월에 독립개신교회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개혁교회들의 회의’(Asia-Pacific Conference of the Reformed Churches)에는 아태 지역의 ICRC 회원 교회 10교회가 모두 참석하였고, ICRC에 관심을 갖고 있는 아시아권의 교회들,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교회들까지 포함하면 24개 교회 연합에서 70명의 위원이 참여하였습니다. 여러분 교회에서는 라우렌스 던 뷔터르 목사가 참석하였습니다. 뷔터르 목사님께서 그 모임의 유익에 대하여 증언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하늘에 계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복을 내려 주셨지만, 또한 우리를 겸손케 만든 일도 있습니다. 네 교회 가운데 한 교회가 교회 연합을 탈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2016년 7월). 그 탈퇴는 그 교회 목사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우리는 그것을 막으려고 인내하면서 노력하였지만 그 교회는 ‘계승’을 주장하면서 독립개신교회를 떠났습니다. 30여 명의 회원이 그러한 분열에 반대하여 따로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작은 교회 연합에 주신 복이 있지만 거기에서 만족하고 안주할 때에 주님께서 우리의 높은 마음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히 주님의 자비를 구하면서 30여 명의 남은 교인들을 목회적으로 돌보고 있으며, 교회법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미리 방지할 수는 없는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여러분들의 오랜 역사에서 나오는 지혜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가 사는 세계는 지구촌이라 불릴 만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유럽에서 경험하는 현실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는 나라에서도 점점 더 현저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쾌락 사랑하기를 하나님보다 더하며, 이제는 동성애를 소수자의 인권으로 주장합니다. 그러한 세상의 공격에 대하여 우리가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2013년 총회의 중요 결정 사항으로 동성애의 문제를 성경과 신앙고백에 충실하게 동시에 목회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하였고, 여러분의 보고서를 영어로 번역하여 홈페이지에 올려놓으셨습니다. 여러분의 수고에 감사를 드리면서, 한국에 있는 여러분의 자매 교회가 그 보고서를 번역하고 있다는 사실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문서를 통해서라도 우리는 이 세상의 정신에 대항하여 신령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성애를 말하였지만, 물질주의나 쾌락주의, 그리고 신학적인 다원주의 등과 같은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순전하게 읽는 데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력은 매우 강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세상의 창조주이시고, 구원자이실 뿐 아니라 심판자이십니다. 그분을 믿기에 우리는 이 세상의 도전에 맞서서 주님의 진리를 분명하게 그러나 목회적으로 겸손하게 나타내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환경에서, 우리는 우리의 환경에서 주님의 은혜를 구하면서 신령한 전쟁을 수행하면 우리가 서로 더 가깝게 될 것입니다. 그 위대한 날을 소망하면서 계속하여 서로 격려하면서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귀 교회의 총회가 주님의 복 주심으로 말미암아 선한 열매 맺기를 바라면서 바울 사도의 말로 격려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