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6년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제4회 월례 공개강좌에서 김재윤 목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의학)가 발표한 내용을 듣고 정리한 글이라 강좌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12월의 공개강좌는 ‘네덜란드 개혁교회법이 한국 교회에 가지는 의미’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에서 교의학을 가르치시는 김재윤 교수 목사님께서 강의하셨다. 다소 생소한 내용이었지만 핵심을 반복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강의는 1571년 엠던 총회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이 총회는 네덜란드 개혁교회 최초의 총회였고 여기서 제시된 교회법 원칙들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총회록 1항에서는 ‘어떤 교회나 직분자도 다른 교회나 직분자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다. 2항에서는 ‘네덜란드 교회들 사이의 하나됨이 신앙고백에 있다’고 규정한다. 교회와 직분은 동등하고 교회 간의 연합은 신앙고백에 근거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내용은 역사적으로 1541년 칼빈의 제네바 교회법, 1559년 프랑스 개혁교회의 파리 총회, 1568년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베이절 회의를 거치며 구체화된 것이다. 제네바 교회법은 주로 직분과 성례에 대해서 규정하면서 성경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파리 총회는 제네바 교회법을 계승함과 동시에 교회 연합 기구에 대해 규정하였다. 모든 교회와 직분자는 동등하며 노회나 총회는 어떤 직분자도 다른 직분자들에게 지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돕기 위해 존재한다고 선언하였다.

베이절 회의에서는 교회와 직분자의 동등성에 관한 규정을 세밀하게 발전시켰다. 직분자의 임명과 해임은 반드시 노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여서 직분자 간의 억압을 예방하였다. 목사가 신앙고백에 어긋난 규칙을 자의적으로 만들지 못하도록 해서 교회 내에서 목사의 독재가 행해지는 일을 막고자 하였다. 그래서 만일 목사가 지배권을 행사하려 하면 노회의 치리를 받게 됨을 명시하였다.

1618~19년 도르트 총회가 채택한 도르트 교회법은 이러한 원칙들을 총망라하였다. 그런데 이때부터 국가가 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교회의 안정을 원했던 국가는 자유주의 사상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이후 200년 간 총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1816년 빌럼 1세는 ‘개혁교회 치리를 위한 일반적인 정관’을 발표해서 국가 교회를 조직했다. 이 ‘정관’은 교회 연합의 신앙고백적 일치성을 확보해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회법 전통에서 벗어난 것이다.

‘분리’ 운동과 ‘애통’ 운동은 국가 교회에 반발하여 도르트 교회법의 전통을 회복하려는 노력이다. 1834년 ‘분리’ 운동은 신앙고백에 근거해 유아세례를 집례하고 동료 목사를 비판한 목사가 면직된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1886년 ‘애통’ 운동은 당회가 신앙고백에 근거해서 교회의 회원 자격을 엄격하게 규제하자 노회가 당회원권을 중지시킨 일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양측은 1892년에 합동하여 ‘네덜란드에 있는 개혁교회들’을 형성하였다.

우리는 네 차례의 강연을 통해서 제2 스위스 신앙고백서, 네덜란드 신앙고백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도르트 교회법에 나타난 교회에 대한 고백을 살펴보았다. 개혁자들이 각자의 시대 현실 속에서 교회를 빼앗으려는 모든 음부의 권세를 이기고 교회를 온전히 그리스도께 돌려드리려 노력하였음을 보았다. 오늘날 우리 교회도 오직 ‘선한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야 하는’(요 10:4) 사명이 주어져 있다. 강연을 들으며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신’(마 16:18) 분께서 친히 우리를 지켜 주시길 간절히 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