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월요일에 강변교회에서 2015학년도 독립개신교회 신학교의 입학식이 있었다. 광주에서 안양의 신학교까지 가는 길은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어서 아침 일찍 서둘러서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도착하여 I.R.P.C 목사님들과 함께 기쁨의 교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독립개신교회 목사님들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로서는 당연히 참여할 자리에 참여한 것인데 정병길 목사님과 김헌수 목사님 그리고 김명순 목사님께서 아주 기뻐하시고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또 교인을 신학교에 보낸 관악교회의 유해신 목사님과 교우들, 강변교회 교우들과 독립개신교회 교우 등 많은 분들이 함께 축하의 자리를 가졌다.

예배식에서는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열왕기하 5장의 나아만과 게하시에 대한 말씀이었다.

    아람의 군대 장관인 나아만이 자신의 문둥병을 고치기 위해서 선지자 엘리사에게 나와서 말씀대로 순종하여 문둥병을 고친 것과 그 반대로 엘리사의 사환이었던 게하시는 하나님보다 재물을 의지하여 문둥병에 걸리게 된 내용이었다. 문둥병에서 나음을 입은 나아만이 사마리아 성이라도 살 수 있을 만한 큰 예물을 드리겠다고 했지만 엘리사는 단호히 거절하였다. 엘리사는 그의 예물을 받지 않음으로써 나아만이 구원을 받은 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과, 세상의 힘은 재물에 있지만 하나님의 나라의 능력은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것을 증거한 것이다. 그리고 나아만은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결과로 그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하였다. 그런데 게하시는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재물을 의지함으로 오히려 문둥병이 자신에게 옮기는 저주를 받게 되었다. 만약에 게하시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선지자의 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문둥병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같이 여기 신학교에 발을 디딘 학생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신학 수업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쓰임을 받는 종으로서의 훈련을 받는 과정이다. 말씀을 들을 때마다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오직 ‘그 말씀’만을 의지하고 나아가면 하나님의 일에 기꺼이 쓰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요지의 말씀은 이미 목사가 된 사람에게도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아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이어서 정병길 목사님께서도 훈화를 통해서 새롭게 배우는 신학생들이 취하고 나아갈 자세로 얼마나 성경을 부지런히 읽어야 할 것인지를 권면하셨다.

   그리고 신학교 입학생을 대표하여 홍승민 씨가 서약을 하였는데 ‘...... 신구약 성경을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으며 주류의 신앙과 신학을 잘 이어받고 후세대에 전한다. .....’는 독립개신교회 신앙고백서를 선한 양심으로 받는다고 고백하였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외형적으로 거대하고 화려하지만 실상은 물질주의와 다원주의 같은 그릇된 시대정신에 물들어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에 무지한 채 배도(背道)의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교회들이 신앙 고백서들을 명의(名義)만 받고 실질은 없는 현실에서 그 고백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선한 양심으로 신앙고백서를 받는 신학생들의 이 고백이, 앞으로의 신학 교육과 경건의 훈련을 통해서, 더 나아가 장차 저들의 사역을 통해서 실질의 열매로 나타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다.

  금번 우리 신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총 네 명이다. 독립개신교회 성약교회의 홍승민 씨, 독립개혁장로교회 목사들의 추천을 받은 염철호 씨, 정통장로교회 중국 선교부에서 파송한 한 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관악교회의 정재용 씨 등이다. 세상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미미하여 수에 칠 가치도 없을 만큼 적은 인원이다. 그러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칼빈의 제네바 학당에서 훈련을 받고 파송되었을 때에 그들이 가는 곳마다 그 나라의 역사가 바뀐 것을 생각하게 된다. 존낙스 같은 인물도 그곳에서 훈련받았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를 쓰셔서 스코틀랜드가 변화되게 하셨다. 또 칼빈이 프랑스 교회들에게 ‘목재를 주십시오. 화살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한 것처럼 이 신학교를 통해서도 주께서 친히 주신 목재들을 하나님의 쓰시는 화살로 잘 만들어 주실 것을 바라고 기도하게 된다. 비록 네 명일지라도 미미한 숫자가 아니다. 앞으로 한국의 교회와 중국의 교회에서 주님이 어떻게 그 역사를 이루어 나가실지 기대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께서 세우신 이 신학교에서 사도적인 주류의 신앙과 신학을 이어줄 유능한 종들이 계속해서 배출되기를 기도하고 또 힘써서 필요한 물질을 지원하여 돕는 일일 것이다. 이 일이 중요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예배 후에 그 자리에서 신학교의 교수 목사님들과 여러 교양 강좌 선생님들이 소개가 있었다. 비록 전임 교수는 한 분뿐이고, 다른 분들은 다 목회를 하시면서 신학을 가르쳐야 하는 어려운 여건의 교수진이지만 자랑스럽게 여겨졌다. 왜냐하면 교수님들이 다 신학과 경건을 겸비하여 거룩한 교회를 실질이 있게 세우는 일에 봉사하기 때문이다. 또 교양 강좌를 맡은 선생님들도 모두 교회에서 교회의 실질을 맛보고 살아가고 있기에 그 가르침들이 폭넓게 교회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입학식의 마지막 순서로 아주 귀여운 강변교회 어린아이들이 한 아름의 예쁜 꽃다발을 들고 나와서 신학생 한 분 한 분에게 전달할 때에 모두가 한껏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하였다.

“내가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 ..... 보라 내가 내 말을 네 입에 두었노라 보라 내가 오늘날 너를 열방 만국 위에 세우고 너로 뽑으며 파괴하며 파멸하며 넘어뜨리며 건설하며 심게 하였느니라.“ (렘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