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립개신교회의 자매 교회인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 총회에서 2010년 10월 28일에 읽은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존경하는 의장과 형제 자매 여러분,
먼저 한국에 있는 여러분의 자매 교회인 독립개신교회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보내는 인사말을 전합니다.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는 1964년에 설립된 독립개신교회의 첫 번째 자매 교회이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는 역사적입니다. 2000년 이후 여러분의 섭외 위원인 페일스 교수가 우리 교회를 세 차례 방문하였고, 2007년에 이 총회의 자리에서 독립개신교회와 일단계의 자매 교회 관계에 들어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독립개신교회는 2008년에 여러분의 제안을 주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저는 독립개신교회의 사절로서 이 자리에 서서 자매 교회의 인사를 전합니다.
독립개신교회라는 이름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이름의 첫 단어 "독립"은 조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사적으로 "독립"(independent)이라는 말은 회중교회와 연결된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어에서 "독립"은 여러분의 "분리" "해방" 혹은 "자유"와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의 창립 회원들이 "독립"이라는 말을 택한 것은 외국 선교사의 경제적 지원, 국내의 교권(敎權)과 지방색으로부터 "독립"하여서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려고 각오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선조가 1834년에 역사적 신앙으로 "복귀"하려고 세상으로부터 "분리"한다는 뜻으로 "분리 혹은 복귀"를 선언하셨고,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은 세상으로부터 "분리"하여 "그리스도께 속한 교회"임을 천명하셨습니다. 독립개신교회도 세상으로부터 "독립"하여 "그리스도께 속한 교회"임을 선언하고 그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 두 교회는 모두 세상으로부터 "분리" 혹은 "독립"한 "그리스도의" 교회들(Christian Churches)입니다.
여러분이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이듯이 우리도 한국에 있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es)로서 보편교회 신조들과 함께 개혁교회 신앙고백들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몇 가지 독특한 점도 있습니다. 여러분처럼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도르트 신조, 도르트 교회법을 택하지만, 한국 장로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와 장로교 교회 정치도 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배를 드릴 때에 성경적이고 삼위일체적인 찬송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찬송은 독립개신교회 초대 목사인 김홍전 목사님께서 작사·작곡하신 것인데, 여러분 교회의 목사로서 한국의 자매 교회를 방문한 세 분, 페일스 교수, 판 엇 스페이커르 교수, 마리스 교수는 우리의 찬송이 가사와 곡조에서 모두 하나님을 찬송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증언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또한 여러분의 제네바 시편 찬송을 제가 지난 12년 간 목회한 대전 성은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애송(愛誦)하는가도 이야기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말씀과 성신으로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교회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찬송 전통은 우리의 것이고, 또한 우리의 성경적이고 삼위일체적인 찬송도 여러분의 것이라고 믿습니다(계 7:9).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모두 전하는 개혁교회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습니다. 오순절 운동은 잘 받아들이지만 개혁 신앙과 신학에 대하여서는 무관심한 한국의 토양에서 독립개신교회가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거의 한 세대가 걸렸습니다. 또한 독립개신교회의 교우들은 대부분 "작은 사람들"이고, 따라서 한국의 다른 사람들 눈에는 띄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목사들의 신실한 봉사를 쓰셔서 심령이 가난한 이들에게 신령한 복을 내려 주셨습니다. 이전 세대에 속하는 두 분 목사님은 이제 주님의 품에서 안식하고 계시고, 지금은 그분들의 뒤를 이어서 다섯 목사가 네 회중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전체 교인의 숫자는 624명이고 성찬에 참여하는 숫자는 394명입니다. 회원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장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은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의 부요함을 탐구하고 전파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것을 한국의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위하여서 출판하고 있습니다. 1984년에 출판사를 설립한 이래로 110 종류의 책을 출판하였고, 지금까지 479,000권의 책이 팔렸습니다. 그 가운데서 두 권은 여러분이 존경하는 교수인 페일스 목사님과 스페이커르 목사님의 저작이고, 지금 마리스 목사님의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는 2004년 첫 출간 이후 16,000권이 팔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입니다. 여러분의 2007년 총회록에 바르게 기록된 것처럼, 독립개신교회는 개혁 신앙을 한국에 전파하는 "운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열린 독립개신교회 총회에서는 신학교를 시작하기로 결정하였고, 금년 3월에 네 명의 학생으로 개교하였습니다. 두 명은 독립개신교회 출신이고 다른 두 명은 독립개혁장로회 출신입니다. 독립개혁장로회는 독립개신교회와 같은 신조를 택하고 있고, 하나가 되려고 서로 노력하고 있는 교회입니다. 여러분 교회가 1894년에 세 회중의 헌신적인 지지로 신학교를 설립한 것처럼, 우리도 네 회중의 지지로 시작하였습니다. 독립개신교회의 일곱 목사 가운데서 다섯 사람은 미국에서 신학 수업을 하였고 한 사람은 여러분의 아펠도른 신학교에서 계절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회의 경험이 있고 신학적인 자질도 있는 목사들이 신학의 분과들을 나누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학 수업에 있어서 여러분 교회는 더 길고 좋은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여러분은 한국의 자매 교회를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에 마리스 박사는 우리의 초청을 받아들여서 두 주일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회적 관계에 대하여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독립개신교회는 여러분과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의 후원으로 작년에 ICRC의 회원 교회가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는 2007년 총회에서 우리를 공식 접촉 교회로 정하였습니다. 우리는 또한 중국 북동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국 정통장로교회(OPC)의 선교사역을 후원하고 있고, 지난 7월에 열린 정통장로교회 총회에서는 우리와 통신 관계에 들어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독립개신교회에는 장로교회와 개혁교회의 두 전통이 모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전통 모두 서구에서 발전한 것이고, 그것을 아시아의 토양에서 통합한다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일도 아니고 어려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로 하여금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성경과 교회사를 더 깊이 연구하도록 하는 몇 가지 주제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개혁 전통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 난제는 우리에게 유익한 점입니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역에 물고기가 많고 종류도 다양한 법입니다. 한국에 있는 여러분의 자매 교회는 장로교회와 개혁교회의 용어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고, 유럽의 언어를 아시아의 말로 바꾸어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세기 중반에 있었던 한국 전쟁 이후에 우리는 심한 빈궁을 경험하였는데, 요즈음은 물질적으로 복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복을 하나님 나라의 진행을 위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사는 다른 민족들에 대하여서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끝으로, 여러분들께 다시금 깊은 감사를 표시합니다. 이른바 “대형 교회”(mega-church)들이 많이 있는 나라에서 네 교회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미미한 숫자이지만, 여러분은 이 작은 교회를 주님 안에서 참된 교회로 알아보고 자매 교회의 관계로 초청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격려는 주님께서 허락하신 선물이고, 역사의 마지막 날에 누릴 우주적인 교회의 사귐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선물(Gabe)을 동시에 사명(Aufgabe)로 여깁니다. 여러분께서 독립개신교회를 "개혁을 위한 운하"라고 부르셨는데, 우리는 그러한 운하로서 주님의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달하는 데에 쓰임을 받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운하를 통하여서 영적인 복을 서로 교환할 수 있고, 세속화의 물결이 강한 이 시대에 주님의 증인으로서 서로를 격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답사
페일스 교수(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 대외 섭외부 의장. 아펠도른 신학대학, 구약학)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된 김 목사님,
이 자리가 독립개신교회에게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하였는데,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김 목사님이 독립개신교회의 대표로 우리 총회에 방문한 것이 우리에게는 큰 특권이고 영예가 됩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 형제로서 교제를 누리며 함께 기뻐하고 있습니다.
간략하지만, 독립개신교회의 교회 생활을 듣고서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작은 교회 연합임은 분명하지만, 여러분은 경건한 열망이 있는 신실한 교회입니다. 참 매력적이고 찬사를 받을 만한 점입니다. 여러분은 또한 점점 더 선교에 대한 의식을 갖고서 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작은 교회 연합이지만, 동시에 개혁 앙과 신학을 한국에서 전파하는 데에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독립개신교회를 소개하면서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가 여러분을 도울 수 있고 우리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반대의 경우도 동일하게 사실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이 우리를 도울 수 있고 우리도 여러분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된 김 목사님,
우리는 서로 마음으로 연결되었고 영적인 복을 서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김 목사님과 독립개신교회에서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동료 목사님들, 그리고 그곳의 교우분들 모두에게, 우리의 천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통하여 가까이 하시고, 여러분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서 더 강건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 총회와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가 진정으로 전하는 그리스도의 인사를 독립개신교회에 전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 계실 동안 평안히 지내시고, 또한 공부와 강설에서도 열매가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