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는 먼 나라의 이웃 교회들에서 여러 손님들이 독립개신교회를 찾아왔다. 공식적인 방문을 한 경우는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와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이고, 비공식적인 방문은 호주 자유개혁교회의 안톤 브렌 선생, 캐나다 개혁교회의 덴 홀랜더 목사님과 베이렌즈 목사님이다. 2007년이 시작되었지만, 지난해를 회고하고 그분들의 방문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뜻있는 일일 것이다.

1. 공식적인 방문

1)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 섭외부에 속한 페일스 목사님은 2000년과 2002년에도 우리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고, 2002년에 강의한 내용은 개혁 신앙 강좌 제2권으로 소개된 바 있다. 페일스 목사님은 아펠도른 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 교수로 봉사하고 있고 필자의 지도 교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훨씬 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페일스 목사님은 2006년 10월 7일에 사모님과 함께 도착하여 주일인 8일에 대전 성은교회에서 “좋은 의사의 초청”이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셨다. 환자에게 좋은 의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인데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근원적인 병인 죄를 아시고, 우리를 거기에서 구원하시려고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고난을 당하신 분이시다. 그분은 의사이시지만 환자인 우리를 위하여서 고난을 받으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의 건강함을 자랑하기보다는 자기의 죄를 고백하면서 그분께 나아가는 것이 생명의 길이라고 말씀을 전하셨다. 평이하지만 깊고 큰 울림이 있는 말씀이었다.

9일에는 필자와 함께 지리산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산보하면서 이제 막 시작된 지리산 단풍을 즐기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의 자연에서부터 시작하여서 교회사까지 두루 이야기하였다. 저녁에는 구례에 사는 성은교회 교우의 집에 초청을 받았다. 그분들은 영어나 화란어를 하지 못하는 분들이었지만 교회에서 말씀을 전파한 이웃 교회의 목사님 내외를 즐거운 마음으로 청한 것이다. 언어나 문화의 차이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즐겁게 음식을 나눈 후에 함께 시편 65편을 읽고 죄를 회개하는 것(시 65:1-5)과 풍년을 주신 뜻에 대하여서 잠시 생각하고(시 65:6-13) 제네바 시편 65편을 함께 불렀다. 페일스 교수 부인은 그것이 그날 여행의 절정이었다고 하였다. 그분들은 교인의 집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교인들의 일상생활을 보고서 훨씬 친밀감을 느꼈다. 목사들뿐 아니라 교인들을 만난 것이 사귐을 더 두텁게 한 것이다.

10일 오후에는 강변교회 치리회실에서 두 교회의 공식적인 모임이 있었다. 숫자와 관련된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는 현재 75,000명의 회원과 190명의 목사가 있고, 네덜란드의 대도시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고 소개하였다. 네덜란드 사회의 급속한 세속화 때문에 개혁 교인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고 전반적으로 교인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기독개혁교회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독립개신교회는 네 회중에 590명의 회원이 있고 다섯 목사가 목회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숫자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었지만 진리 안에서 사귐과 대화를 나누는 데에는 그 사실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영어로 번역된 독립개신교회의 헌장을 미리 읽어 오신 페일스 목사님은 헌장 4조에서 “여상(如上)의 각성과 신앙 태도를 확호히 가지고 교회의 사명 안에 자기를 발견하면서 주께 봉사하여 가는 이가 본교회의 회원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의 회원은 오직 자기가 스스로 회원인 것을 그 사상과 생활과 봉사에서 입증함으로써만 회원의 실효(實效)를 드러낸다”고 고백한 것이 뛰어난 점이라고 말하며, 교회의 정치 체제, 세례 받은 아이의 위치, 시편 찬송 등에 대한 주제를 같은 신앙고백에 근거하여 우호적으로 이야기하였다. 독립개신교회가 ‘개혁교회들의 국제회의’(ICRC)에 회원권을 신청할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고, 우리는 교회의 통일성과 거룩함에 대한 고백에 근거하여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대답하였다. 페일스 교수는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가 독립개신교회를 ICRC에 추천하겠다고 하였고, 독립개신교회가 가입하는 날은 서로에게 큰 기쁨의 날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10일 저녁에는 강변교회에서 교인들을 상대로 “주의를 기울여서 성경 읽기”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하였다. 평범한 주제인 것 같았지만, 강의가 진행되면서 청중들로 하여금 목사의 강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지만 동시에 스스로 성경을 읽도록 격려하고 결심하게 하였다. 강의 후에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강의자의 숨은 실력이 여실히 발휘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주의를 기울여서 성경을 읽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강의였고, 같은 마음과 신앙을 가진 교우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말씀의 향연이었다.

2)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는 1944년에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 독립한 교회인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재수(N.H. Gootjes) 목사님을 한국에 교수 선교사로 파송한 교회이다. 2005년에 바렌트 캄파위스(Barend Kamphuis) 교수가 성은교회에서 말씀을 전한 후에 그 교회의 잡지에 우호적인 방문기를 기고하였고 총회의 ‘섭외부’(BBK)에 보고서를 제출하였다.¹⁾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는 그 보고서에 근거하여서 독립개신교회를 공식적으로 방문하였다. 방문 목적은 같은 신앙고백서에 근거한 교회를 찾아서 공식적인 사귐의 관계에 들어갈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 보낸 섭외부 위원은 벤 볼트(Ben Bolt) 장로님과 리아 네이더르베인(Ria Nederveen) 여사였다. 11월 24일 오후에 강변교회 치리회실에서 공식 모임을 가졌다. 두 교회는 서로에 대하여서 책이나 글을 통하여서 알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각 교회의 역사와 현안을 이야기하였다. 그분들은 독립개신교회가 외국의 개혁교회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이 ‘독립’하여서 개혁교회로 선 것에 대하여서 관심을 가지고 물었고, 이어서 장로교회와 개혁교회의 공통점과 차이점, 장로의 심방,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공부, 시편 찬송 등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가에 대하여서 관심을 갖고 질문하였다. 독립개신교회는 특별한 전도 프로그램은 없지만 모범적인 생활과 성약출판사를 통하여서 복음을 전하고 있음을 말하였고, 교회를 세울 때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어떤 모임을 교회적으로 도와서 교회로 서게 한다고 하였다. 성약교회가 강변교회를, 강변교회가 성은교회와 한사랑교회를 교회적으로 도와서 개척한 역사를 듣고서 공감을 표시하였다.

두 시간 동안 집중적인 대화를 나눈 후에는 강변교회 교우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저녁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11월 25일 토요일에는 성은교회의 계절학교를 둘러보았다. 교회사 시간에 참석하여서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하였고, 리코더를 연주하는 것도 듣고 격려하였다. 이어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역사”에 대해 특강을 하였다. 16세기 종교개혁부터 1944년 ‘해방’까지의 역사를 신앙고백적으로 요약하여서 제시하였다.

강의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주로 네덜란드 교회의 현재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교회와 교인의 숫자를 물었고, 동성애나 안락사에 마약에 관용적인 네덜란드 사회에 대하여 교회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질문하였다.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는 125,000명의 교인이 있고 270개 회중에 300여 목사님이 목회를 하고 있으며, 교인의 숫자는 네덜란드 총인구의 1%가 안 된다고 대답하였다. 볼트 장로님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여 말하면서 교회사를 짚어 가면서 이야기하였다. 16세기에는 모든 사람이 기독교인이었지만 종교개혁과 함께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성경’을 고백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개혁교회를 이루었고, 19세기에는 자유주의적인 신학 사조가 교회를 잠식하였을 때에 소수의 신자들이 1834년과 1886년에 개혁의 기치를 들고 따로 나왔고, 1944년에는 다시 언약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함께 약 10%의 신자가 그전 교회에서 ‘해방’한 사실을 말하였다. 교회의 핵심은 하나님의 말씀을 모두 전하고 성신께서 그 말씀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네덜란드 사회가 급속히 세속화하면서 세상의 사조가 교회에도 끼어들어 오지만, 요리문답을 이용하여서 성경의 교훈을 다 전하고 성신을 의지하여서 신령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고, 사람은 본성적으로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하여서 반역을 꾀하기 때문에 매일 주님의 은혜를 구하면서 사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러한 노력에 주님께서 복을 주셔서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는 총인구의 1%가 되지 않지만 그 영향력은 그것보다는 훨씬 크다고 말하였다 .

어떤 교우가 어떻게 독립개신교회와 같이 작은 교회를 찾아왔느냐고 질문하였다. 볼트 장로님은 두세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주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에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교회에서 중요한 것은 주님의 복음을 신실하게 다 전파하고 성신을 의지하여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네덜란드 개혁교회에게는 같은 신앙고백에 근거하여서 전진하고 있는 독립개신교회를 찾아와서 만날 의무가 있다고 덧붙여서 말하였다. 짧은 말이지만 교회를 대표한 장로답게 대답하여서 교회의 장로가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 주었다.

11월 26일에는 성은교회의 오전 예배와 강변교회의 저녁 예배에 참석하였다. 예배 후에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대표 사절로서 각 교회에서 공식적인 인사를 하였다. 단순히 안부를 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권하고 격려하였다. 교회 사이의 사귐이 진리에 기초한 것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인상적인 인사였다.

11월 27일에는 성약교회와 성약출판사를 방문하였다. 새로 증축한 성약교회의 목회 준비실에서 독립개신교회의 역사를 다시 이야기하였다. 이미 두 교회를 방문하여 함께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제를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우리는 특히 ‘독립개신교회’의 ‘독립’은 두 가지 의미에서 ‘독립’임을 말하였다. 1960년대에 선교사들의 경제적인 지원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의지한 ‘경제적인 독립’이고, 더 중요한 것은 ‘말씀의 독립’임을 이야기하였다. 고(故) 김홍전 목사님께서 신사 참배를 강요당하던 어려운 시기에 오직 하나님만을 경배하려고 찬송을 작곡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한 것이 독립개신교회의 기초가 되었음을 이야기하였다. 이로 인해 독립개신교회가 외국 개혁교회의 경제적 도움과 신학적인 도움이 없이도 하나님만을 의지하여서 외국의 개혁교회와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교회로 서게 되었다고 하였다. 해방파의 선교부에서도 오래 일한 경험이 있는 볼트 장로님은 선교지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주면 독립적인 교회가 설 수 없다고 말하고, 주님의 교회는 모두 주님만을 의지하고 세상으로부터 독립한 교회라고 하였다. 우리의 ‘독립’이라는 말과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해방’이 같은 의미라고 서로 말하였다.

볼트 장로님은 우리의 장로 제도에 대하여서 물었다. 우리는 한국의 장로교회에서는 장로가 회중의 대표이고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헌법에 명기되어 있다는 사실과 심방하는 장로가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현실을 말하였다. 그리고 심방하는 장로를 세우려면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고 깊고 풍부하게 전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그 전파된 말씀대로 사는가를 장로가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한 세대가 지난 후에야 장로를 세우게 되었다고 하였다. 볼트 장로님은 그 문제에 대하여서도 전적으로 동의하였다. 해방파에서 어느 지역에 선교할 때 선교를 시작한 지 35년쯤이 지나서야 장로를 세운 일이 있다고 하였다.

여러 주제를 더 이야기한 후에 성약교회와 성약출판사를 둘러보았다. 창고에 정리된 강설 테이프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성약출판사에서 지금까지 40만 권의 책을 인쇄하여서 보급하였다는 말을 듣고서 놀라는 표정이었다. 네덜란드 인구의 1% 미만인 해방파가 영향력은 그 이상이라고 말하였는데, 독립개신교회의 교인 수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숫자이지만 그 영향력은 비율로 따질 수 없이 많을 것이라고 하였다.

2. 개인적인 방문

2006년에 개인적인 방문이 세 번 있었다. 1월 17-27일에는 호주 자유개혁교회에 속한 사범학교에서 교사들을 가르치는 안톤 브렌 선생님이 성은교회 계절 학교와 강변교회 청소년 학교의 초청으로 방문하여서 부모와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하였다. 부모들에게는 “개혁 교육의 이념”,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라는 주제로 강의하였고, 아이들에게는 정경(Canon)-교회(Church)-신앙고백(Confession)의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첫 자를 따면 CCC인 셈인데, 강의 시간마다 어떤 주제를 놓고 정경과 교회와 신앙고백의 관점에서 파악하도록 가르쳤다.

5월에는 캐나다 개혁교회의 목사님인 덴 홀랜더 (W. den Hollander) 목사님이 방문하였는데 그것에 대하여는 성약교회 이경생 집사님이 쓴 글이 「성약출판소식」 55호에 실려 있다.

11월에는 역시 캐나다 개혁교회의 은퇴 목사님이 방문하였다. 벤 베이렌즈(Ben Berends) 목사님은 ICRC에서 우리 교회를 소개한 글을 보고서²⁾ 우리를 같은 믿음의 형제로 여기고 은퇴하실 때에 평생 모은 책을 기증하였다. 태평양을 건너온 47상자에는 개혁교회 목사들이 기본적으로 구비하고 있는 장서 2,200여 권과 개혁교회들에서 발행된 잡지 21종이 담겨 있었다. 독립개신교회의 신학연구원으로서는 기본적인 교과서와 중요한 자료들을 한꺼번에 구비한 셈이 되었다. 베이렌즈 목사님은 평생의 친구 같은 장서를 한국에 보내면서 독립개신교회를 방문하고 싶다고 하였는데, 마침 호주 자유개혁 교회의 어떤 교회에서 그곳 목사님의 안식년 동안 말씀을 전하여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베이렌즈 목사님 부부는 호주로 가는 도중에 손때가 묻은 책들도 다시 보고, 그 책을 애독할 한국의 동료 목사와 그들이 사역하는 교회들도 일주일 동안 방문하였다.

11월 10일에 도착한 베이렌즈 목사님 부부는 11일 토요일에 성은교회 교우들과 간단한 점심을 같이 하고 계절학교 아이들의 환영 인사와 찬송, 리코더 연주를 듣고서 사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왜 캐나다 개혁교회?”라는 주제로 캐나다 개혁교회의 역사에 대하여서 특강하면서 언약과 자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하여서 말씀하셨다. 사모님께서는 혼인 전에 교사로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분이었기 때문에 계절학교 아이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학교로 사용하는 집도 방문하였다.

11일 주일에는 누가복음 18장을 중심으로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들어간다는 말씀을 강설하시면서 전날의 언약에 대한 강의와 연결시켰다. 저녁 예배에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44주일의 열 번째 계명에 대하여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의 계명은 우리의 마음의 문제를 지적한다고 하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내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주며 네 눈으로 내 길을 즐거워할지어다”는 잠언의 말씀을 가르쳤다(잠 23:26). 보통은 그 말씀을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이해하기 쉬운데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에게 마음을 달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강해하셨다.

베이렌즈 목사님은 13-14일, 16-17일 오전에는 경주와 안동 하회 마을, 이천의 도자기 박물관, 용인 민속촌, 경복궁 등을 돌아보며 쉬셨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회에서 평생 봉사하시고 교역에 요긴한 많은 책을 우리에게 기증하신 그분들께는 좋은 여행을 시켜 드리는 것이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하여서 그렇게 계획을 세운 것이다. 강변교회 몇몇 교우가 그 일을 즐겁게 감당하였다. 15일 저녁에는 강변교회에서 누가복음 18장에 대한 강설을 하셨다. 여행을 하면서도 신학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곧장 신학적인 토론으로 이어졌지만,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실 때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겸손함과 사자와 같은 담대함으로 강력하게 말씀을 전하셨다.

덴 홀랜더 목사님과 베이렌즈 목사님의 강설을 들으면서 개혁교회의 모습을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분들의 강설은 신학 교수들의 강설에 못지않게 내용이 깊었고 또한 매우 목회적이었다. 한국에서는 흔히 신학 교수가 목사보다 성경을 더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 목사님들의 강설을 들으면서 그분들이 받은 신학 교육뿐 아니라 교회의 수준도 알 수 있었다.

그 목사님들의 강설이 교회 사이의 사귐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 그분들의 강설을 듣고 교우들은 이곳 교회에서 전하는 말씀과 같다고 말하였다. 물론 교회가 처한 상황이 달라서 강조점은 다소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내용의 말씀을 전하였다. 강단에서 전파되는 말씀이 같을 때 교회 사이에 통일이 있는 것이다. 캐나다 개혁교회의 두 분 목사님과 페일스 목사님의 강설은 그 점에서도 큰 유익을 끼쳤다.

3. “거룩한 보편적 교회를 믿사오며”

페일스 교수의 부인은 한국 방문에 대한 글을 그 교회의 잡지에 기고하였다(De Wekker, 2006년 12월). 그 글은 독립개신교회의 교우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단정하게 예배를 드리는 것, 자녀를 언약의 자녀로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다음과 같은 말로 마친다.

동양과 서양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함께 예배를 드릴 때 그러한 차이는 다 사라진다. 우리는 함께 하나님의 동일한 은혜의 복음으로 살아가도록 부름을 받았음을 깨닫는다. 함께 시편 찬송을 부르고 4부로 부르는 아름다운 찬송 소리를 들을 때, 그리고 기도를 드릴 때 다른 점들은 다 사라진다. 말이 다르지만 우리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다.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 그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엡 3:18-19).

2006년에 다섯 분의 손님이 다녀갔다. 여러 손님들이 다녀갔지만 우리에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신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교회로 섰고, 계속 그 길을 가고 있다. 외국 개혁교회의 어떤 모습을 그대로 이식하거나 그 교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주님의 말씀을 바르고 깊고 풍부하게 전파하면서 성신을 의지하여서 예배를 드리려고 힘쓰고 애쓰는 일에서는 그전이나 그 이후나 동일하다.

그렇지만 그분들의 방문으로 더 ‘풍성하여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 있는 교회들은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우리는 먼 나라의 이웃 교회의 손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가 참된 믿음으로 통일되어 있음을 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교우는 그분들의 방문으로 독립개신교회가 작은 교회이지만 우리가 주류(主流)에 속하는 교회임을 알았다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방문으로 풍성하여지는 것은 상호적이다. 방문하였던 목사님들도 여기에 있는 회중으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를 얻었다고 고백하고, 기회가 되면 그 교회의 다른 목사님들도 독립개신교회를 방문하는 것이 그분들에게도 유익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끝으로, ‘노력할 것’이 있음도 생각하였다. 교회의 통일성을 위하여서 노력하는 그분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교회를 참된 믿음으로 하나가 되게 하는 일은 하늘에 계신 주님께서 지금 행하시는 일이다. 우리는 그 부름에 순종하여야 할 것이다. 독립개신교회는 2009년에 열릴 개혁교회들의 국제회의(ICRC)에 회원권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저희로 하나 되게 하소서’ 하는 주님의 기도에 순종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그 순종이 먼 곳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 그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나아가는 것이 참된 통일을 이루는 길이다. 방문자가 있어서 만날 때에도 그렇고, 방문자가 없을 때에도 우리가 항상 힘쓸 일이다.

------------------------------------

1) 바렌트 캄파위스 교수의 부친은 『개혁 그리스도인과 신앙고백의 특징』(개혁 신앙 강좌 5)

    의 저자이신 야콥 캄파위스이다. 바렌트 캄파위스 교수의 방문기의 일부는 「성약출판소식」

    52호(2005.12.)에 실려 있다.

2) 참조. “독립개신교회 소개 (2001년)”, 「성약출판소식」 37호(2003.3.); “독립개신교회 소개

    (2005년)”, 「성약출판소식」 51호(2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