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독립개신교회는 총회로 모여 헌장을 개정하였습니다. 독립개신교회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명령하신 대사명을 이 시대에 좀 더 잘 수행하기 위하여 성신을 의지하여 교회의 헌장을 개정하였습니다.

오늘 헌장을 개정하는 자리에 참석하여 성경의 교훈으로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이시자 우리 교회와 오랫동안 말씀 안에서 교제를 해 오신 유해무 목사님과 우리 교회의 우(友)교회인 독립개혁장로회를 대표하신 최형섭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헌장 개정의 주된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회원의 자격에 관한 것입니다. 이는 세례와 성찬을 주께서 제정하신 대로 바르게 시행해 온 우리 교회의 역사와 현실을 헌장에 담는 것입니다. 둘째는 신학교 설립을 위한 헌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 시대에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세울 말씀의 사역자를 양성하여 어두움에서 빛으로, 사탄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하라는 교회에 내리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한 것입니다. 셋째는 단수 감독이 교정(敎政)의 최고 책임을 맡던 것을 고쳐서 의정회(議政會)라 명명한 복수의 감독들이 모인 회의체를 신설하여 의정회가 그 일을 맡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교회 정체(政體)의 변경인데 이 조항의 개정이 오늘 총회의 결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이 로마 교회의 압제에서의 해방이었음은 주지(主知)의 사실입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는 그분의 신실한 종인 개혁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따른 바른 교리와 예배 모범과 교회 정치를 천명하도록 하였고, 이로 인하여 로마 교회의 압제하에 예속되어 있던 그의 백성들에게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때 로마 교회의 최고 수장(首長)이라는 교황은 사람이 되어 감히 자기가 그리스도의 대리인이요 사도의 계승자라는 참람(僭濫)한 주장을 하였습니다. 자기 말이 성경과 동등한 하나님의 말씀이요, 성경이 교회를 서게 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성경을 낳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사제 계서제(司祭階序制)를 세워서 자기가 스스로 그 맨 꼭대기에 섬으로써 그리스도의 영광을 탈취하고 교회를 사람의 교회로 만들어 수많은 사람을 어둠과 무지와 죄와 사망에 밀어 넣었습니다.

이에 대해 개혁자는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요, 그리스도는 교회를 사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셨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기 교회를 먹이고 기르시기 위하여 말씀의 사역자들을 쓰시는데, 말씀의 사역자들은 그 지위가 동등이고 여러 사역자들이 함께 교회를 다스리도록 하셨다’ 하였습니다. 이로써 개혁자들은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시고 그리스도는 말씀과 성신으로 그의 교회를 다스리시고 새롭게 하시며 거룩하게 하신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성삼위 하나님께서 교회와 함께하시며 교회를 위하시고 교회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신다는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나타낸 것입니다. 이 변증이 아주 우수하고 강력하여 성경을 조금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이후 교회에서 단수 감독 운운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조소거리가 될 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개신교회는 지난 45년간 단수 감독제를 채택해 왔습니다. 초대 감독이셨던 김홍전 목사님께서 그렇게 헌장을 제정하셨고 친히 감독위(監督位)에 오르셨습니다. 제2대 감독이신 최낙재 목사님도 젊은 목사들의 간청을 받아들여 감독직을 계승하셨고 온 교회가 이를 지지하였습니다. 이것은 독립개신교회의 목사들이 16세기 개혁자들의 개혁 정신을 몰라서도 아니고 무슨 야심가가 되어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는 이 일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변명하거나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이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께서 명하셨고 개혁자들이 소망하였던 바로 그 거룩한 교회로 서 나가는 길이 거기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직 말씀과 성신으로 교회를 친히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의 뜻을 이루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독립개신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바르고 깊고 풍부하게 가르치기를 힘써 왔습니다. 목사들은 두렵고 떨림으로, 그러나 능력과 성신과 큰 확신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교중은 이를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 열복(悅服)하기를 힘써 왔습니다. 성신께서 그 말씀을 쓰셔서 사람을 거듭나게 하시고 자기는 죄인임을 알게 하심으로 구원에 이르는 회개를 하게 하시고 그리스도를 주와 구주로 믿어 그를 높이고 순종하게 하시는 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가 하시는 일입니다. 그 능력과 통치와 나라가 그리스도에게서 나옵니다. 그리스도께서 지금 하나님 우편에서 크신 능력으로 교회를 다스리고 계십니다.

교회법과 교회 정치는 지금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전하여 성신으로 하시는 이러한 은혜로운 사실을 교회가 받아 확인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답게 되는 것은 성신을 의지하여 그리스도를 전하는 데 있고, 교회법의 질서와 제도에 있지 않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의 전파와 교회법을 대립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에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바른 교회법과 그 질서가 꼭 필요하지만 그것이 우선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수한 교회법에 따른 제도와 질서가 잘 갖춰졌다고 하여서 자동적으로 거룩한 교회로 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말씀에 대한 무지와 미숙과 그리스도에 대한 불충이 가득한 이 시대 상황에서 교회를 개혁하고 그리스도의 교회의 실질을 나타내는 일에서 무엇이 우선적인가를 생각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서 복 주신 실질이 있어서 단수 감독제를 복수 감독제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16세기 개혁자들이 그 시대의 교회를 개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세운 교회 정치 제도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그만큼 발전하였다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우리 교회가 당면한 위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또한 잘 압니다. 만일 우리가 여기에 안주한다면 우리는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가 아니라 교회법을 의지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것은 그리스도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자랑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교회 됨을 망각하는 일입니다. 혹시 교회의 이러한 변화가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경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 유명한 개혁자들의 주장과 교회법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거기에 안주하는 동안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를 잊을까 두려운 것입니다.

초대 감독이신 고(故) 김홍전 목사님은 우리 교회의 헌장을 가리켜 ‘약법 삼조’(略法三條)라 하였습니다. 그 약법 삼조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교회법을 의지하지 않고 하늘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데 힘써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세례와 성찬을 바르게 시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목사들은 신학과 신앙에서 통일되었습니다. 그 결과 신학교를 세우는 일을 시행하는 데에 주의 뜻을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전심으로 자기를 찾는 자를 만나시고 복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개정 헌장이 실시되는 상황에서도 그 정신을 잃지 않고 더욱 주를 바라고 나가기를 구합니다. 그러므로 개정 헌장은 발전이라기보다는 우리 교회에 부여된 새로운 과업입니다. 개정 헌장하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또 전보다 배(倍)나 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만을 의지하고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 열복하며 나가야 합니다.

우리 교회를 그리스도의 교회라 여기셔서 이 초라한 총회에 참석하시고 우리와 함께 사람들을 몰이해 받기를 불고(不顧)하시며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 목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