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의 목차  (「성약출판소식」56호, 2006.9.1.)

1. 헌법과 예식문의 표현

2. 구약의 장로 제도

1) 장로에 대한 표현들

2) 역사적인 검토

3) 장로의 일: 말씀을 전하고 말씀으로 다스림

3. 백성의 대표자와 하나님의 대표자로서의 70인 장로

1) 70인 장로와 성신 (민 11장)

2) 70인 장로와 언약의 식사 (출 24장)

① 출애굽기 24장의 70인 장로

② 하나님의 장로 (이사야 24:23)

3) 70인 장로와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 (겔 8장)

4) 70인 장로와 모든 민족 (신 32:8)

4. 구약의 장로와 오늘의 장로

우리는 구약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구약의 장로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가를 살펴보았다.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은 회당을 중심으로 생활하였는데 회당에서는 장로들의 회의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신약의 장로 제도는 회당의 장로 제도의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¹⁾ 신약의 장로는 목사와 (다스리는) 장로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므로 구약에서 이야기하는 장로는 지금의 목사와 장로에게 모두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장로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70인 장로에 대한 본문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70인 장로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데, 하나님의 성신이 그들에게 임하여서 앞으로 모든 백성에게 성신이 임할 것을 예표하기도 하였고(민 11장) 여호와의 영광을 뵈면서 언약의 잔치에 참여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앞으로 이를 상태를 미리 예표하기도 하였다(출 24장). 또한 다른 의미에서, 즉 이스라엘 백성의 우상 숭배의 죄를 나타내기도 하였다(겔 8장). 이것은 신약의 장로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일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뵙고 백성들을 가르치고 재판하면서 그 영광으로 인도하는 ‘장로의 직분’은 ‘가르치는 장로’인 목사와 ‘(다스리는) 장로’가 함께 하는 일이다. 이 사실을 마음에 두고서 오늘의 장로의 모습을 구약의 장로에 대한 교훈에 비추어서 살펴보겠다.

1) 유교 문화와 장로 제도

장로 제도는 이스라엘의 독특한 제도가 아니라 유목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실 때 기존에 있던 장로 제도를 그대로 사용하셨다. 기존의 제도에서는 사람의 경험과 지혜를 따라서 장로가 다스리지만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언약의 말씀으로 새로운 정신을 넣어 주셨다.

한국의 장로 제도에 유교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교회의 장로직제는 유교 교육을 받으신 유교 세대에 의해 그 모습이 우리 문화에 맞게 매우 한국적(?)으로 모델화되어 왔다”고 말하기도 한다.²⁾ 유교의 신분주의적 사고틀에서 장로를 종신적인 명예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장로교 정치 체제를 택하지 않는 교파인 감리교나 침례교에서도 장로 제도를 도입한 것이 한국적인 모델의 예가 된다.³⁾

그러나 ‘공자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식으로,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유교적인 영향을 받은 장로제에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의 유교적인 문화에도 좋은 것이 있다. 어른이 먼저 말하기 전에 나이가 어린 사람이 말하지 않는 것처럼(엘리후의 경우), 연장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은 추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유교 윤리는 주로 가정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거기에 머문다는 약점이 있다. 우리는 그 범위를 넘어서서 사회아의 의식을 갖고 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연장자 우선의 원칙에만 머물면 안 된다. “주의 법도를 지키므로 나의 명철함이 노인보다 승하니이다”(시 119:100)는 고백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서 맛보는 것이 있어야 좋은 장로가 될 수 있다. 교인들이 모두 말씀과 함께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을 친숙히 알 때에 노인다운 노인, 곧 장로다운 장로가 설 수 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장로 제도의 독특한 점은 말씀으로 다스리는 것이다. 모두 말씀의 학생으로 순종하면서 살아야 유교적인 요소를 넘어설 수 있다.

유교적인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장로의 임기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특히 산업화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여지면서 권위주의적인 장로제를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의 경험을 토대로 ‘장로 임기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⁴⁾ 물론 외국의 개혁교회들은 장로의 일이 너무 무거워서 가정생활과 직장 생활에 무리가 된다는 실제적인 이유에서 임기제를 시행하고 있고, 장로 임기제가 권위주의적인 것을 탈피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권위주의적인 장로가 유교적 문화에 뿌리를 둔 것이라면, 요즈음 주장하는 장로 임기제는 민주주의와 산업 사회에 근거한 주장이기 때문이다. 유교가 문제라면 민주주의도 역시 문제이다. 두 가지 모두 문화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교회 정치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고 민주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교중이 투표하여서 임기제 장로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장로가 ‘하나님의 장로’이고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데서 나온 주장이다. 하나님께서 교중에게 말씀을 바르고 깊고 풍부하게 내려 주셔야 그 말씀대로 사는가를 감독할 직분자를 선물로 주시는 것이다. 교회에 말씀의 기근이 있는데도(암 8:11-12) 임기제로 세울 수 있는 장로가 많은 것처럼 전제하는 것은 자기의 근본적인 궁핍함을 모르는 일이다.

2) 장로는 백성의 대표?

구약의 장로 제도를 근거로 장로는 ‘백성의 대표’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이 있다. 장로에 대한 표현들을 보면 ‘이스라엘의 장로’ ‘백성의 장로’와 같은 말이 많이 나오고, 또한 ‘하나님의 장로’로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다스리고 재판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하나님의 장로’라는 생각은 약하고, 대신 장로가 ‘백성의 대표’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또한 왕조 시대에는 왕권의 전횡을 제한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것은 근대의 민주주의적인 생각으로 구약을 읽는 것인데, 특히 19세기에 미국에 풍미하였던 해석이다.

장로를 ‘교인의 대표’로 생각하는 것은 1645년의 “웨스트민스터 장로교 교회 정치”에는 나오지 않는 말이고, 미국 북장로교(PCUSA)의 헌법에 나오는 말이다. 북장로교는 1801년에 ‘민주주의적’ 교회 정치를 택한 회중교회와 연합하였는데, 그때 장로를 ‘교인의 대표’라고 헌법의 규정으로 정하였다. 북장로교의 선교사들을 통하여서 그것이 한국 장로교회에도 소개되었다.⁵⁾ 한국 장로교회의 헌법 기초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곽안련은 헌법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이렇게 말한다.⁶⁾

장로정치는 장로들노 조직된 당회와 노회와 (혹 대회와) 총회로 관리 거시니 개인적 주관이 아니오 단체적 주관이오 회중 주관이라. 권세는 상(上)에셔 출(出)치 안코 하(下)에셔 출야 보통 교인의 대표자와 목사들의 수(手)에 잇니라.

권세가 위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아래에서 나오고, 회중 주관이고, 보통 교인의 대표자[장로]와 목사의 손에 있다는 말은 장로교회를 대의적(代議的) 민주주의로 이해한 것이다. 장로를 보통 교인의 대표자로 이야기하고 회중 주관이라고 말한 것은 종교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의 관점에서는 이해할 만한 주장이다.⁷⁾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성경적인 근거가 있는가를 주의하여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장로제를 민주주의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 증거로 ‘장로 선거’를 든다. 그러나 장로를 선출하는 것은 언약론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것이 교중의 선출을 통하여서 확정된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성신으로 임명하셔서 그리스도의 보혈로 사신 교인을 목양하게 하시는 것이 교인이 선거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장로의 회에서 안수를 받는 것으로 확정된다(행 20:28; 딤전 4:14). 삼위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것을 교회에서도 깨닫고 선출을 통하여서 확인하는 것이고, 선출된 직분자에게는 그것으로 하나님의 소명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⁸⁾

교인이 투표하여서 세운 장로를 교인의 대표로서 이해하면, 그 장로가 교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국회의원이 행정부의 일을 견제하듯이, 장로가 담임 목사를 ‘견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역 교회에서도 장로가 목사를 견제할 뿐 아니라 ‘장로 연합회’라는 전국적인 조직이 있어서 총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장로가 교인의 대표자로서 목사와 ‘대립적’으로 무엇을 한다는 의식은 성경에서 찾아볼 수 없다.

70인 장로로 대표되는 구약의 장로는 백성의 대표였다. 그들은 백성의 대표로 하나님 앞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고, 그 말씀을 백성에게 전하였다. 말씀을 가르치고 그 말씀을 따라서 재판할 때에는 기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여호와의 영광을 보면서 음식을 나누었던 그 신령한 세계로 백성을 이끌면서 나아갔다. 하나님 앞에 선 70인 장로는 백성의 대표이다. 대의적인 의미에서 백성의 대표가 아니라 백성들이 앞으로 이를 영광을 미리 맛보고 그 목표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그들은 백성의 대표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는 70인 장로가 다른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대표가 된 적이 있다. 에스겔 시대에는 70인 장로가 우상을 섬기는 백성의 대표로 나타났다. 그런데 우리의 주위를 보면 그것과 비슷한 경우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있는 사람을 장로로 세운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은 그 모임이 하나님과 우상을 겸하여 섬기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또한 장로가 되기 위하여서 ‘선거 운동’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교회에서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게 하여서 장로가 된 사람은 권력과 재물의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의 대표일 것이다. 에스겔서에 나오는 70인 장로로 비유하자면, 그들은 ‘우상 숭배자들의 장로’는 되지만 ‘하나님의 장로’는 아니다.

3) 행정의 일과 신령한 직무

한국에서 최초로 장로를 세운 것은 1887년이고, 최초로 목사를 임직한 것은 1907년이다.⁹⁾ 처음에는 ‘장로’라고 하지 않고 ‘영수’(領袖) 곧 우두머리라는 칭호를 사용하였다. 선교사들이 목사를 세우기 전에 영수를 세워서 교회에서 행정의 일을 전담하게 하였던 것이다.¹⁰⁾ 말씀을 바르고 깊고 풍부하게 전파하면서 그 말씀대로 생활하는가를 감독하기 위하여서 장로를 세우는 것이 마땅한 순서일 것이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영수를 세워서 행정의 일을 전담시키고 20년 후에 목사를 임직하였다. 문제는 장로가 행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그것이 대한예수교장로회의 헌법에도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자리를 한번 잘못 잡은 개념이나 관습을 고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개혁교회의 특징은 ‘말씀과 성신으로 항상 개혁되는 것’에 있다. 장로의 신령한 직무가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는 일로써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이스라엘의 70인 장로는 하나님을 뵙고 그 앞에서 먹었던 존귀한 자들이었다. 하나님의 영광을 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특권이 있고 동시에 책임이 있다.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신령한 다스림에 손발 노릇을 할 장로는 주님을 뵙고 신령한 생활을 하면서 나아가고, 교인을 이끌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장로의 주된 일은 행정의 일이 아니라 어린양의 구속을 힘입어서 주님께 나아가 찬송하는 것이다. 회중을 이끌고 하나님께 나아가 함께 찬송하는 것이 장로가 행하여야 할 주된 일이다.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는데(히 10:19-22) 거기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돌아보고 격려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장로의 중요한 직무이다(히 10:24-25).

장로의 봉사는 앞으로 교회 전체가 점이나 티나 주름 잡힌 것이 없는 영광스러운 교회로 설 것을 목표로 한다. 직분을 맡은 사람이 먼저 그러한 생활을 하고 그가 봉사하는 교회가 전체적으로 그러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항상 말씀과 함께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심방을 잘 받는 사람이 교우들을 돌아보면서 바르게 심방할 수 있다. 신령한 장로가 실제적인 문제에서도 주님의 뜻을 잘 깨닫도록 이끌 수 있다.

4) 하나님의 장로와 신자의 미래

‘백성의 대표’인 장로는 동시에 ‘하나님의 장로’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이 이를 상태를 하나님의 장로를 통하여서 이 세상에 알리셨다. 지금도 하나님의 보좌 앞에는 흰옷을 입은 24장로가 금 면류관을 하나님께 돌리면서 어린양의 구원을 찬송한다(계 4:4, 10-11; 7:11-12). 그들이 흰옷을 입은 것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기 때문이고 면류관을 받은 것은 그리스도의 보좌에 함께 앉아서 다스리게 하여 주시기 때문이다(계 3:21. 참조. 계 2:26; 3:11).¹¹⁾ 24장로의 찬송은 그들만의 찬송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어서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옷을 입고 어린양을 찬송하고(계 7:9), 어린양의 피로 구속함을 받은 성도 144,000명이 시온 산에 서서 하나님을 찬송한다(계 14:3). 깨끗한 세마포를 입은 그들은 모두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참여한다(계 19:8-9). 하나님의 장로는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 서서 하나님의 영광을 뵈면서 찬송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인도한다. 신령한 것을 먼저 맛보고 어린양의 혼인 잔치로 인도하는 것이 장로의 일이다. 장로가 하나님을 뵈면서 음식을 나눈 것처럼,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계신 그대로 뵈면서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서 주님과 영원한 교제를 나눌 것이다.

장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뵙고 찬송하였다. 장로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본 것은 신자가 하나님을 계신 그대로 볼 것에 대한 예표이다(요일 3:2). 주님을 계신 그대로 보면 지금의 희미하던 것은 사라지고 완전하게 될 것이다(고전 13:12). 이것이 성도의 소망이다. 교회의 장로가 교회의 생활에서 구현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간절한 소망, 주님을 계신 그대로 뵙고 찬송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백성의 장로는 하나님의 장로이다.

주님께서는 하늘에 있는 24장로가 하나님의 영광을 뵙고 찬송하는 모습을 우리가 이를 목표로 보여 주셨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정신을 따라서 이렇게 기도드려야 할 것이다.

“하늘에서 장로들이 주님을 뵙고 섬기듯이

이 땅에서도 장로들이 주님을 뵙고 섬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들의 봉사를 통하여서

우리가 모두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이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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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 Clowney, "A Brief for Church Governors," M Brown ed., Order in the Office, Classic Presbyterian Government Resources, 1993, pp. 49-55; S. Miller, The Ruling Elder, Presbyterian Heritage Publications, 1999 (초판은 1831), pp. 48, 57, 61-64.

2) “새시대가 요구하는 장로직제의 갱신을 제안한다,” 『목회와 신학』 1994년 11월호 권두 좌담, 32쪽.

3) 감리교회는 감독제 정치 형태를 취하지만 한국의 감리교회는 1943년에 규칙을 개정하여 장로 제도를 신설하였다. 김흥수, “한국 개신교의 정치 제도 연구,” 『복음과 상황』, 10호 (1992), 71-72쪽.

      침례교회는 회중주의적인 정치 형태를 취하고 개교회의 완전한 독립을 주장하고, 목사와 집사의 이중적인 직분만을 인정한다. 그런데 한국의 침례교회에서 ‘호칭(呼稱) 장로’를 관행으로 인정하고 있다. 장로교회에서 영향력이 있고 장로로 봉사하였던 분을 ‘호칭 장로’라고 하면서 받아들이고, 어떤 교회들에서는 안수집사를 ‘호칭 장로’라고 부른다. 관행이 된 ‘호칭 장로’를 규칙으로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있지만 더 강한 반대에 봉착하여서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2005년 6월 13일). 도한호, “침례교회에서의 장로 문제,” 『복음과 실천』, 13집 (1990), 57-66쪽.

4) 장로 임기제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와 접촉한 교수들이 주동이 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홍제, “전형적인 3년 장로임기제,” 『목회와 신학』, 2001년 11월호, 78-87쪽; 손병호, “장로 임기제를 제안한다,” 『목회와 신학』, 1994년 11월호, 99-105쪽; 이의용, “종신직제는 분명히 문제 있습니다,” 『목회와 신학』, 2001년 11월호, 110-112쪽.

5) 허순길, “역사적으로 본 개혁주의 직분,” 『교회와 신학』, 3집 (1993), 225쪽. 허순길 교수는, 그릇된 의미에서 장로를 교인의 대표로 보는 것을 교회사적으로 바르게 검토하였고, 장로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직분이라는 것도 잘 가르쳤다. 그러나 우리가 70인 장로의 예에서 살펴본 것처럼, 장로가 동시에 ‘교인의 대표’라는 성경적인 표현에 대하여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6) 곽안련, “본장로교회 신헌법,” 『신학지남』, 2권 3호 (1919), 92쪽.

7) 19세기에 미국에서 활동하였던 S. Miller는 장로 제도가 ‘귀족정’의 형태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S. Miller, The Ruling Elder, Presbyterian Heritage Publications, 1999 (초판은 1831), p. 63. 물론 장로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직분자이기 때문에 귀족정 혹은 민주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정치 형태에 국한하여서 말하자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칼빈의 장로제를 ‘평신도의 대표’로 이해한다. 이형기, “칼빈 신학에 있어서 목사직과 장로직,” 『교회와 신학』, 42권 (2003), 30쪽.

8) 유해무, “장로직의 권위,” 『목회와 신학』, 2001년 11월호, 113-114쪽.

9) 『목회와 신학』, 1994년 11월호, 30-31쪽. 그런데 곽안련은 1900년에 공의회를 조직하려고 하였을 때 조선인 장로가 없었다고 기록한다. “조선 야소회 장로회 헌법,” 『신학지남』 2권 2호 (1919), 72쪽. 이것은 그전에 세운 ‘영수’들이 장로로서 제대로 일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10) 이정석, “장로직의 세속화,” 『목회와 신학』, 2001년 11월호, 55-56쪽.

11) 24장로가 누구인가에 대하여서는 의견이 나뉜다. 먼저 24라는 숫자에 대하여서도 두 가지 의견이 있다. 첫째는 역대상 24장에 나오는 제사장의 24반차를 따라서 24장로가 제사장적인 봉사를 한다는 것이다. 장로들이 거문고와 향로를 들고 있는데(계 5:8) 이것은 제사장의 봉사와 비슷하다. 둘째는 24장로가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12사도를 상징하여 구약과 신약의 백성을 대표한다는 견해이다. 24라는 숫자가 ‘누가 장로인가’에 대한 문제를 푸는 데에 도움은 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24장로가 누구인가에 대하여서는 천사 같은 존재로 보는 것과 교회의 대표인 사람으로 보는 것으로 나뉜다. 장로를 네 생물과 비슷한 천사 같은 존재로 보는 사람들이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고대 근동 지역의 신들의 회의와 유사하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적으로 확정할 수 없는 주장이다.) (2) 4-5장에서는 사람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고, 24장로의 역할이 네 생물의 역할과 비슷하다. G. Beasley-Murray, Revelation, Eerdmans, 1981, p. 144.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1) 천사가 왕좌에 앉거나 면류관을 쓴 예가 없다는 것, (J. Ford, Revelation, Doubleday, 1975, p. 72) (2) 천사를 장로로 부른 예가 없다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참조. 사 24:23. G. Caird, The Revelation of Saint John, Hendrickson, 1966, p. 65.

      24장로를 천사로 보면서도 교회와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해석들도 있다. 포이쓰레스는 장로들이 천사 같은 존재이므로 교회와 동일시할 수 없으나 “그들과 교회는 여전히 서로 서로를 반영한다”고 하여서 24장로를 교회의 대표자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포이쓰레스, 『요한계시록 맥잡기』, 크리스챤출판사, 2002, 110쪽. L. Morris는 “신실한 자들 전체의 천상적 대표로서의 천사”라는 견해를 취한다. L. Morris, Revelation, IVP, 1987, pp. 86-87. D. Aune도 성전에서 봉사하는 24직분의 천상적인 원형이라는 견해를 취한다. D. Aune, Revelation, 1-5, Word, 1997, pp. 288-292.

      둘째는 24장로가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12사도를 상징하여 구약과 신약의 백성을 대표한다는 견해이다(계 21:12). H. Swete는 ‘전체로서의 교회’라고 주장하면서 근거로 에베소서 2:6을 제시하고 (H. Swete, Commentary on Revelation, Kregel Publications, 1977, p. 69), 이필찬은 히브리서 12:23을 첨가한다. 이필찬,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유니온, 2000, 86쪽.

      24장로를 교회의 대표로 볼 때 제기되는 문제는 장로가 교회와 거리를 두는 것과 같은 표현이다. R. Mounce, The Book of Revelation, Eerdmans, 1998, p. 121. 여기에서 그 본문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한계시록 7:13에서는 “장로 중 하나가 응답하여 내게 이르되 이 흰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또 어디서 왔느뇨?” 하고 묻는다. 장로가 흰옷을 입은 사람과 거리를 두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다음 구절을 보면 이 말은 분명한 것을 더 강조하기 위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사도 요한은 “내 주여, 당신이 알리이다 하니, 그가 나더러 이르되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하고 기록한다(계 7:14). 24장로와 교회에 거리가 있는 듯한 표현이 있지만 그것은 수사학적인 표현이다.

      24장로는 ‘하나님의 장로’로서 ‘백성의 장로’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장로는 천사인가 사람인가’에 대하여서는 결정적으로 단정을 내리기 어렵지만 장로라는 말의 일반적인 용례를 따라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겠다. 흰옷을 입고 면류관을 쓰고 보좌에 앉은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앞으로 도달할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