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전 목사님은 95년 11월 17일에 서울 성약교회에 아홉 번째 방문을 하셨습니다. 6개월 동안 서울에 머무시며 필요한 교회 일을 보시다가 96년 5월 16일 다시 서울을 출발, 토론토에 무사히 도착하셨습니다. 떠나시기 얼마 전 출판사 식구들과 잠시 함께한 자리에서 나뭇잎의 푸르름이 한층 신선하길래 깊어가는 신록의 빛깔이 잘 보이시는지 여쭈었더니 그런대로 보인다 하시며 즉석에서 송(宋) 나라 사람 왕안석(王安石)의 초하즉사시(初夏卽事詩)에서 뒷절구를 읊으시고 몇 마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청일난풍생맥기(晴日煖風生麥氣) 녹음유초승화시(綠陰幽草勝花時) - 맑은 날 훈풍이 부니 보리 내음이 피어나고 우거진 나무 그늘과 그윽한 풀은 꽃 피는 봄철보다 낫도다. 그 자리에서 김 목사님은 새 식구들로 늘어난 교회의 여러 후생(後生)들을 생각하셔서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서 기도는 하겠지만 얼마나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기도하며 거룩한 말씀의 도리를 가르치는지를 염려하기도 하셨습니다. 토론토 도착 후 고령이신지라 여름 동안 쉬시고 그 후 여러 가지 건강 검진과 함께 보청기 교정 및 안과 출입을 마치시고 9월부터 다시 강설 준비를 시작하셔서 10월 첫 주부터 강설을 재개하셨습니다. 이제 기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예전 같은 긴 설교는 하시기 어렵습니다. 지난 방문 기간 중 어느 사석에서 부담 없는 뜻으로 “우리 책이 영 인기가 없고 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아서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조용히 웃으시면서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라’ 하는 말을 소개하기도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