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1월 3일. 성약교회가 탄생한 지 18년이 된 주일 아침 강설에서 고 김홍전 목사님은 그 동안 교회로서 맺은 열매들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가운데 이 같은 것도 하나의 결실일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 이 사람은 목사로서 이 성약교회에 늘 함께 있지 아니하고 1967년 벌써 서울을 떠났어요. 64년에서 불과 만 3년 반쯤 되어 가지고 여기를 떠났어요. 그래서 동경에 가서 거기서 일방 다시 학교에서 가르친 것보다 교회를 세웠던 것이 더 중요한 거요. 이렇게 해서 일본에 있는 하나님의 자녀 가운데 그런 의식과 정신을 가진 이들이 나오기 시작해서 거기서 가르치고, 그것은 미미하게나마라도 지금도 퍼져 가고 있어요.
그리고 다음에 다시 돌아와 있다가 다시 74년에는 이 사람이 캐나다로 갔어요. 거기서 우리가 우리 식구들과 몇몇이 모여서 다시 이 같은 신앙의 도리 위에서 교회가 섰던 것이오. 이런 것이 이 사람 개인 일이 아니고 우리 교회가 끝까지 뒷받침 하고 그런 의식을 가졌던 까닭에 된 것이오. 이런 것도 하나의 결실일 거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힘이 있거나 없거나 수는 적고 미미한 존재고 어디 알려질 만한 것도 안 되지만 그러나 들어서 쓰시고자 일을 하실 때 우리는 그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오. 사실상 교회가 목사와 여러 해를, 어느 때는 기약 없이 서로 이별하는 것이 그게 아주 유쾌한 일은 아니오. 그렇지만 단연코 맘을 먹고 모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오. ···”
II.
2014년. 성약교회는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국 개신교회 역사가 130년인데, 50년 된 교회 역사가 모든 이에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성약교회는 1984년 겨울부터 강단에서 전해진 말씀을 책으로 펴내기 위해 출판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때는 교회로 출범한 지 20년이 되던 해였고, 출판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성약교회가 나타내야 할 ‘교회의 자세’(姿勢) 가운데 하나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후로, 때로는 겨우겨우, 또 한 때는 왕성하게 전해진 강설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냈습니다. 감사한 것은 교회의 사명을 깨닫고 힘쓴 결과인 책을 주께서 쓰셔서 열매가 있게 하신 것입니다. 때때로 그 증거들을 교회로 확인케 하셨고, 확신한 터에서 오늘도 여전히 기쁨으로 출판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성약교회는 처음 10년 동안 착실히 하나님 말씀으로 자라왔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씀의 종을 강단에 세워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말씀을 사모하는 청중들이 있어서 주일과 수요기도회 때만이 아니라 주중에도 저녁마다 모여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시기가 있었고 그때 쓰임을 받았던 분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지만 전해진 말씀은 오늘에 남았습니다.
이 책에 실린 강설 11회는 1967년 2월 17일 금요일 저녁부터 4월 2일 주일까지 전했던 총 32회의 연속 강설 중 첫 부분입니다. 성약교회는 그 동안 이 32회의 강설을 ‘성신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묶어 때때로 복습하곤 하였습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강설 11개는 2월 17일 금요일 저녁부터 3월 1일 수요일까지, 열사흘 중에 토요일 두 번을 빼고 밤마다 모여 배운 말씀입니다.
그렇게 처음 10년 성약교회에는 하나님 말씀이 풍성히 내렸습니다. 기이한 한 때를 주신 삼위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열매를 누릴 수 있는 오늘 우리 교회들 역시 주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성신 하나님의 역사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마다 더욱 성신의 인도를 따라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III.
성약교회 처음 10년 동안에 하나님 말씀이 풍성히 내렸는데, 그것은 김홍전 목사님이 그때 교회를 먹였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만 말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하나님 말씀을 듣기 사모하는 청중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오늘도 독립개신교회들은 주일에 정규적으로 세 번, 아침 성경공부와 두 번의 예배, 그리고 수요기도회로 모여 하나님 말씀을 듣습니다. 처음부터 성약교회도 정규적인 모임을 그렇게 가졌습니다. 그러나 교회 일지를 보면, 그 이외에도 여느 때는 낮에 또는 밤에 연속적으로 모여 하나님 말씀을 배웠습니다. 여느 때는 하루에도 낮에, 그리고 밤에도 모여 배운 기록도 있습니다.
김홍전 목사님 홀로 가진 것이 풍부하므로, 그와 같이 끊임없이 말씀을 전한 게 아니고, 교회에는 하나님 말씀을 사모하여 공부하기를 바란 교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처음 교회는 장성해 나갔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그같이 기이한 한 때를 주셨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성신의 역사’ 제1권도 마찬가지로 그런 기이한 때 내렸던 말씀입니다. 67년 연시부터 4월 무렵까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일과 수요일 그리고 다른 요일을 택해 일주일에 3-4회를 저녁에 모여 공부했습니다. 이런 열심이 있었음을 돌이켜 보았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그런 기이한 때를 교회에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들이 녹음으로 전해진 것은 교회에 내린 은혜의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약교회가 서고 20년 후에 출판의 일을 시작했으니까, 성약교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출판을 시작한 지 30년입니다. 그 동안 큰 은혜를 받았고 우리들이 미쳐 다 알지 못하는 은혜도 많음을 알기에 아버지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우리는 여전히 교회에 내리신 말씀을 간직하고 있기에 주신 사명을 따라 출판의 일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교회로 항상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