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문에서 언약의 자녀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침 받아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교훈이라고 밝혀서 어린 성도들이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받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준비가 다 되지 못한 사람들을 선생으로 세워 어린 성도들을 따로 가르치는 관행이 있는데 이는 성경의 교훈에 합당치 못한 것이며 어린이들을 과소평가하는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 성경 교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목사여야 한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공감되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기에 하나님의 백성 된 자들은 나이나 성별이나 지식이나 신분에 상관없이 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할 것이므로 성경 교사들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다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히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민수기는 무엇을 말하는가』를 읽어 가면서 우선 느끼는 것은 저자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성경에 나오는 어려운 한자어를 다 풀어서 설명하였고 가급적 쉬운 용어를 사용하여 어린 성도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성경 본문을 충실히 해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당시의 정경을 머리 속에 그릴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차분히 읽어 가다 보면 하나님께서 자신의 옛 백성에게 역사하시는 그 현장, 계시의 그 현장에 내가 서 있음을 맛볼 수 있다. 그리하여 옛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오늘 나에게도 하시는 말씀으로 들을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역사의 현장에서 선포되었고 사건 가운데서 말씀되었지, 아무 맥락도 없이 공중에서 울린 소리가 아님을 잘 보여 준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그 말씀’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말씀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저자의 ‘하나님께서 하신 일’ 시리즈는 성경 본문을 충실하게 설명하여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하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에 충실한 이 말씀들을 들을 때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과 어떤 배경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를 알 수 있어서 ‘아, 과연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구나’ 하고 공감하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민수기는 1장을 보면 각 족장의 이름과 각 지파의 20세 이상 남자의 수가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2장에는 각 지파의 진의 위치와 행군 순서가 각 지파의 이름과 족장의 이름, 그리고 각 군대의 수를 서술하는 형식으로 쭉 나열되고 있어 자칫하면 상당히 따분한 내용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조금도 지루하거나 따분함을 느끼지 않고 하나님께서 노예 생활에서 갓 벗어난 오합지졸의 백성들을 얼마나 질서 있는 자들로 세워서 인도하시는지를 잘 볼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어린아이와 부녀자를 포함하여 2백만의 대군이 사막이라는 악조건하에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질서 있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전진하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자비하심을 독자로 하여금 맛보게 한다.

저자는 제11강 ‘우리가 어떻게 믿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서 바란 광야의 이스라엘 60만 대군과 모세 한 사람을 비교하여 설명함으로써 믿음을 가진 모세 한 사람이 믿음이 없는 60만 대군보다 강함을 독자들에게 확연히 깨닫게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인도하에 애굽에서 나와서 시내 산에 이르러 하나님께 경배하고 거기서 하나님의 율법을 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서 가나안을 향해 가는 중 이제 바란 광야에 이르렀다. 저들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애굽의 바로를 굴복시키시고, 또 광야에서는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저들과 친히 함께하심을 보여 주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는 등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과 자비하심을 충분히 경험한 자들이었다. 그런데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자들의 악한 보고를 받고는 이제 가나안 거민들의 칼에 다 죽게 되었다고 울고불고하면서 처자식을 살리기 위해서는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겠다고 하였다. 저들은 60만 대군을 갖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없기에 그 수는 허수에 불과하고 그저 두려워 떨 뿐이었다.

그러나 모세는 어떤 사람인가?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10) 하는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단신으로 애굽의 바로에게 가서 말하기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하셨나이다”(출 5:1) 하였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애굽의 바로에게서 구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간 것이다. 모세는 비록 한 사람이었으나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에 담대히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 있었지만, 이스라엘 자손들은 60만의 대군을 갖고 있으면서도 강대국인 애굽에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약한 가나안을 두고도 두려워 떨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못하였다. 그런 저들은 결국 하나님의 쓰임을 받지 못하고 광야에서 다 죽은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나라를 이루실 때 어떤 사람을 사용하시는가 하는 것을 잘 배울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믿음으로 순종하는 자들을 사용하시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신다. 사람의 나이나 성별이나 신분이나 학벌이나 재산의 유무나 신앙의 연조나 교회의 직분이나 그 모든 것과 관계없이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자를 크게 보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교회를 "전투하는 교회"라고 하는데 어떤 교회가 영적 전투에서 승리할 것인가? 달리 말하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교회를 사용하셔서 전투의 승리를 맛보게 하시는가 할 때 믿음의 사람들이 있는 교회임을 본문은 말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일을 앞두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를 셈할 때에 교회의 재정을 보고, 교인의 수를 보고, 소위 능력 있는 교인의 수를 셈하여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예측하기를 잘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믿음을 보시고 그 수가 비록 한 명일지라도 그를 쓰셔서 하나님 나라의 역사를 이루신다는 사실을 제11강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과연 오늘의 나는 한 사람 모세와 같은 사람을 강하다 하는가, 아니면 그래도 60만 명이 더 강하다 하는가, 자문해 본다.

“여호와의 명을 받고 애굽으로 가던 한 사람 모세와 바란 광야에서 열두 정탐을 보낸 60만 이스라엘 군대는 누가 더 강합니까?”라는 저자의 질문에 “자기의 연약한 모습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애굽으로 가던 한 사람 모세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를 바라본 60만 이스라엘 군대보다 강합니다”라고 답한 여러 어린 성도와 지면을 통해 신령한 성도의 교제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민수기는 무엇을 말하는가』 제1권을 읽은 소감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