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는 사는 게 즐겁답니다. 쇼펜하우어가 은주의 말을 들었다면 “그래, 너는 아직 어리고 인생을 모르니 그렇게 즐겁겠지. 고해(苦海)를 건너가는 인생고를 겪어보면 ‘아, 괴로운 인생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될 거야”라고 했을까요? 쇼펜하우어가 아니라도 인생이 즐겁다는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신문이나 TV 뉴스는 어두운 소식으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평안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평안을 얻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평안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불안에 대하여 무디어지고 면역이 생기어 잘 견디면서 마치 언제 도살장으로 끌려갈지 모르는 돼지처럼 오늘의 탐식에 만족하고 큰 아픔이 없으면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왜 사람이 죽게 되었는지, 왜 죽는 날까지 고생을 하는지, 불안의 정체를 모르고 오히려 사람끼리의 상대적인 비교로 행불행을 따지며 살아갑니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은 123쪽 분량의 작은 책입니다. 속독하면 1시간에도 읽을 수 있습니다. 한두 시간의 독서로 일생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면 그처럼 귀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책에서는 불안과 평안의 원인과 현상, 그 정체를 분석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것이 곧 평안을 잃은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고 자기들의 지혜와 꾀와 노력으로 평안을 얻으려 합니다. 예수님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부르시는데, 귀를 막고 자기의 인생고를 지고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 세상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세상 사람들처럼 자기 짐을 자기가 지고 자기의 꾀와 지혜로 평안을 얻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방법대로 살면서 큰 불행이 없이 건실한 상식과 일반적인 지식, 도덕적인 자제력, 감정의 안정 등 자기들이 세운 기준의 평안을 누리게 되면 하나님께서 주신 평안이라고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평안한 나라입니다. 평안은 곧 하나님과의 화목입니다. 예수님의 공로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의 인생고를 벗어 버리고 예수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고 예수님께서 지워 주시는 가벼운 짐을 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워 주시는 멍에, 즉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고 그 영광을 구하며 성신의 열매인 평강을 얻는 인생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지워 주시는 멍에는 성신께서 붙들어 주시고 힘 주시는 짐이기 때문에 내가 끙끙대며 지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에게 평안은 선택이 아니라 당위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신자가 평안하지 않다는 것은 불신이나 신앙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은주가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 것은 은주가 모든 인생고를 부모님께 맡기고 부모의 품에서 평안하게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