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성신으로 행진하는 교회”가 표어인 우리 교회는 해마다 여름 성경 학교를 위한 사전 준비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저 연례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특별히 지역 여건상 농촌에 위치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한편으로,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전파하면서 말씀의 능력과 사랑이 나타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항상 기도하면서 주님의 교회를 이루고 있다. 올해도 여름 성경 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던 중, 성약출판사에서 발행한 『하이델베르크에 온 세 사람과 귀도 드 브레』를 교재로 채택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책은 ‘세계의 여러 개혁교회들에서 공식적인 신조로 삼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네덜란드 신앙고백서를 작성한 믿음의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이 책을 교재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교회에서는 매 주일 주보를 8면으로 발행하는데, 1면은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정리해서 내보내고 있으며 2-5면은 주일 낮 예배 설교, 6면은 신앙생활에서 지키고 알아야 할 사항, 7면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내용, 8면은 예배 순서 등으로 채워지고 있기에 우리 교인들에게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전혀 생소하지 않으며 또한 수 년 전부터 매 주일 공부해 왔으므로 이번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아주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성경 학교 운영을 위해 본격적으로 지난 4월부터 준비 단계에 들어갔는데, 우선 이 소중하고 귀한 책을 먼저 접한 필자가 다시 한번 읽은 뒤에 감명 깊은 사항을 정리하였으며, 특별히 성약출판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익힘 문제’를 통해 교육 운영 프로그램을 작성하였다. 목사님께서도 이 소중한 믿음의 양서에 감동을 받으신 후, 이번 여름 성경 학교를 전 교인이 참여하는 성경 학교로 확대하자고 말씀하셨다. 물론 노년과 장년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촌 교회의 형편상 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진리의 말씀을 배우는 데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기도로 준비하였다.

먼저, 전 교인들에게 이 책을 구입하여 나누어 주고 여름 성경 학교 개최 전까지 읽으시도록 하였다. 성도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생전 처음으로 선물을 받아 본다’는 분, ‘내가 눈이 어두운데 어떻게 이 책을 읽느냐’는 분, ‘책값을 왜 안 받느냐’는 분 등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이러한 반응들을 보면서 그동안 교회 비치용으로 신앙에 유익한 도서(특별히 성약출판사 도서)들을 구입하여 비치하여 놓았는데도 그간에는 거의 읽어 보지 않은 성도들이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하였고, 그동안 성도 개개인에게 신앙생활에 유익한 도서를 왜 진작 이런 식으로 공급하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도 들기도 하였다.

드디어 전 교인을 대상으로 한 여름 성경 학교가 시작되었다. 개회 예배를 통해 진리의 소중함을 깨우친 뒤에 본격적인 교재 학습이 시작되었다. 먼저, 이 책의 시대적인 배경 등 그간 준비하였던 종교개혁에 관련된 내용을 총괄적으로 필자가 설명한 다음, 각 반별로 책을 읽으면서 깨우치고 느꼈던 사항을 상호 토의하고 ‘익힘 문제’를 풀면서 진행하였다. 우려했던 대로 첫날은 매우 힘들었지만, 이틀째가 되자 성도님들 가운데 “나도 이렇게 경건한 신앙인으로 살았으면……” 하는 말이 나왔고,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정말 생명을 아끼지 않은 믿음의 선조들이 있었구나” 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칠순이신 우리 노집사님도, 이제 교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성도님도 이 책을 통해 진리와 믿음의 중요성을 깨닫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뻤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는 동안 때로는 어려움과 괴로움과 환난이 닥쳐오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환경을 극복하고, 하나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는 데에서 장애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여 주실 것을 구하고 성신님을 의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하면서, 필자의 마음속에서는 “내 영혼이 주를 찬송하며 내 마음이 주를 송축하니 주의 하늘 영광 빛은 영원 무한 빛나도다”라는 찬송이 절로 흘러나왔다.

이틀째 저녁 시간에는 ‘영광스런 이단자: 귀도 드 브레 이야기’를 공부했다.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고 이단자로 몰리면서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한 귀도 드 브레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많은 성도들이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성경 학교를 마치면서 많은 분들이 이야기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소개해 주어 정말 감사하다’, ‘내가 언제 이런 공부를 다시 해 보나…….’ 이렇게 귀한 책을 통해 전 교인들이 한마음으로 진리를 소중함을 깨우친 여름 성경 학교였다.

하지만 현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교회가 주님의 교회로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정진하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에게 구속의 은총을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혜 아래 거하기 위해서는 주님의 진리의 말씀을 더욱 바르게 가르치고 전파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하나님을 더욱더 올바르게 경외하는 경건한 신앙인이 나올 것이며, 생명을 아끼지 않는 믿음의 형제들이 나올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교인들에게 큰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우리 교인들은 영원토록 오직 하나님만을 경외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