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정월에 성경공부 모임에서 교회로 서 가기로 정한 성약교회는 교회로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먼저는 바른 예배를 드리기를 힘쓰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또 받았습니다. 그렇게 소수가 하나님 말씀의 터 위에 서서 자라갔지만, 교회로 성례를 시행한 것은 1972년 부활 절기 때였습니다. 처음 성례가 무슨 까닭으로 그처럼 늦어졌는지 그 까닭을 다 알 길은 없지만, 후대에 세워진 교회들은 성례가 시행되려면 얼마 만큼의 기간이 흘러야 한다거나, 아니면 처음 시행할 때 어떤 형태로 행했는지 하는 외형적인 것에 매이기보다 ‘성례는 무엇이며’, ‘성례가 어떻게 은혜의 수단이 되는가?’ 와 같은 기본적인 사실을 잘 알고, 교회들은 성례를 시행하고 믿음을 고백한 자들은 성례의 자리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신간 “두 가지 성례, 성찬”은 독립개신교회 연합 안에 있는 성약교회가 설립되고 첫 번 성찬의 성례를 베풀 때 전하고 가르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펴낸 것입니다. 그러니까 1972년 3월 12일 주일부터 부활 주일인 4월 2일, 그 기간의 주일에는 저녁 강설로, 주중에는 별도의 공부시간 등에 교우들에게 가르쳤던 내용입니다. 첫 번 성례에 대해 가르쳤던 주일 저녁 강설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시여, 오늘 저녁에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예전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공부를 통해 저희도 이 거룩한 징표가 아버님의 은혜를 받는 접촉점이 되어서 은혜 계약 안에 있는 축복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은혜를 내려 주시는 것을 저희가 받사오며, 저희로서는 동시에 아버님에 대한 저희의 신앙과 충성을 고백하게 되었사옵나이다.

주께서 이와 같은 거룩한 표징을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내려 주셔서 그 확실한 표징하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스스로 낮추시사 사람에게 ‘내가 이렇게 하마’ 하는 약속을 보여 주시는 것이고, 그런고로 ‘너희는 이것을 지켜라. 너희는 이렇게 구별되어라’ 하고 요구하신 것입니다.

그러한 것이 오늘날까지 계계승승해서 아버님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베푸시는 은혜를 저희도 받게 된 것을 생각하옵나이다. 저희가 하나님의 은혜 받기를 원하여 가까이 갈 수 있는 위치에 이러한 거룩한 은혜의 관문이 있고 접촉점이 있는 것을 생각할 때, 항상 이것을 소중히 여기고 이것이 가지고 있는 참된 의와 작용하고 있는 은혜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바로 잘 깨달아서 교회로서 주의 명령하신 것과 주께서 원하시는 바를 잘 순종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성례전(聖禮典) 개관(槪觀)’이라 하여, 성례의 규례를 전반적으로 가르칩니다. 우리들 교회가 믿고 따르는 개혁신앙과 신앙의 전통을 따라 교의(敎義)학 적인 설명을 하여 줍니다. 책의 서문에서 발행인은 “독자들 중에 교의학을 공부한 분이라면, 이 책의 처음 부분인 ‘성례전 개관’에서 벌코프(Louis Berkhof)가 저술한 교의학(Systematic Theology) 의 내용을 따라 친절하고도 풍성하게 설명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성례 가운데 성찬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처음에 성례 전반에 관해 배울 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7장, ‘성례에 관하여’를 공부했던 것을 이어 다시 성찬을 배울 때에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9장인 ‘주의 만찬에 관하여’ 고백한 내용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그 다음에 성찬을 제정하신 때 하신 말씀,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고전 11:25을 따라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함’을 설명해 나갑니다(제5강).

다음 강에서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성찬을 제정하신 유월절 만찬의 정경을 그림처럼 펼쳐 보이고(제6강), 이어 성찬을 대표하는 용어들이 지닌 뜻으로 성찬을 이해하게 합니다. 다음으로 성찬이 주는 은혜의 작용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가톨릭과 개혁교회 그리고 루터란과 개혁교회에서 해석하고 나가는 차이를 설명하므로 우리가 믿고 행하는 성찬으로써 받은 은혜가 무엇인가를 더욱 밝혀 줍니다(제7강).

그밖에도 “교회에 주신 은혜의 방도인 성찬”인 까닭에 교회의 명의로 성찬을 집행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고(제8강), 성찬을 시행할 때 주께서 어떻게 임재하시는가를 “성찬의 교회적 성격과 임재의 사실”로 가르쳐 주고(제9강), 제10강에서는 실제로 성찬을 행하는 날에 시행에 앞서 지금까지 설명하고 배운 것을 상기하도록 합니다. 성찬을 행할 때 ‘주가 임재하신다는 것’에 대해,  시행할 때 눈에 보이는 ‘성찬의 표징들’이 갖는 의미 그리고 성찬을 행함으로서 ‘보증하는 것’과 ‘성찬이 주는 세 가지 은혜’들을 말하여 그렇게 알고 믿고 주의 식탁에 참여하도록 이끕니다.

이처럼 이 책의 내용은 강의실에서 전하고 받는 것이 아니고, 성례를 시행하기 전에 교회와 회중들이 갖추어야 할 것을 갖추어 주께서 약속하신 대로 은혜를 내리실 때 그 은혜 안에 있게 하려고 교회에서 전한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