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출간된 『노동, 직업 그리고 교회』에서 저자는 노동의 본질을 해명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 받은 사람이 노동을 통하여 어떻게 하나님의 세상 경영에 참여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안식에 이르도록 초청을 받았는가, 타락으로 이 노동이 변질되었지만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해 노동의 원상이 어떻게 회복되었는가 하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노동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의 ‘협동’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동 현장에서 사람들은 좋든 싫든 일정한 인간관계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노동 사용자가 노동 제공자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의와 공평을 베푸는 것인지, 노동 제공자는 까다로운 주인 밑에서라도 어떻게 참된 노동을 행하여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있는지를 이어서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을 일정한 직업으로 부르셔서 그 직업을 생활의 울타리로 삼아 자기 소명을 이루게 하신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노동, 직업 그리고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원칙들이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되어야 할 것인지를 성경의 교훈을 따라 차근차근 가르칩니다.

저자는 첫 강설들을 교회의 나이 많은 분들을 위해 할애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약해지는 것은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노인은 오랜 세월의 경험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실질적인 지혜를 체득하였으므로 자연히 그 사회의 장로가 됩니다. 그렇지만 노인은 자기 위에 윗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주부의 노동을 천시하는 풍조가 현 사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주부의 가사 노동은 가정을 세우고 자녀를 인격자로 키우는 데 얼마나 귀중하고 고귀한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여성 해방론자들은 여자가 가사에서 해방되는 것이 여권의 신장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런 주장이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구약과 신약 성경은 남녀 사이의 질서가 하나님께서 배정한 질서임을 가르칩니다. 성자 하나님이 성부 하나님께 기꺼이 복종하신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는 것은 비굴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스런 일입니다. 요즘에는 교회에서조차 남자와 여자 사이의 질서를 부인하고 여자에게 가르치는 직분을 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저자는 이 문제와 관련된 중요한 성경 구절들을 주석하여서 그것이 잘못된 해석임을 입증합니다. 그러면서 만일 성경을 해석하면서 어떤 구절은 다른 구절보다 권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결국 하나님 말씀에서 떠나고 하나님을 떠나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독신자들이 다수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므로 저자는 이 분들을 위해서도 가르쳤습니다. 독신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자연히 신자가 누구와 혼인해야 하는지, 반대로 어떤 경우에 혼인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이어서 독신의 삶이 갖는 장점이 무엇이며 또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지적해 줍니다.

저자는 노동의 교훈을 가르치면서 자녀 교육 문제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사람에게 노동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자녀 양육이야말로 일 중의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내 자녀가 양육을 잘 받아 자라고 있다면 그 사실이 하나님이 나를 받으시고 언약을 이루어 나가신다는 표시가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구약 시대부터 신자들이 자녀 교육을 근실히 행한 것같이, 오늘날 우리는 학벌 지상주의를 맹종하는 대신 우리 자녀를 자기 스스로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사람으로 키워 내야 할 것입니다.

노동하는 사람에게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은 휴식이 지나쳐 향락주의가 되고 말았는데, 이것은 사람이 노동에서 자기실현을 이루지 못하고 소외 현상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표지(標識)가 됩니다. 사람의 참된 안식은 향락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받으신다는 사실의 확인, 즉 예배의 자리에서 얻을 수 있음을 저자는 가르쳐 줍니다.

사람은 노동을 문화 안에서 수행하고 또 노동의 결과로 문화를 이루므로 신자는 문화에 대한 정당한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교회 안에 문화 비관주의도 있고 문화 낙관주의도 있지만 성경은 둘 중 그 어느 것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왕인 그리스도는 자신의 백성을 그가 세우신 하나님 나라 안으로 들어와 살게 하시지만 그러나 동시에 그 나라의 영광스런 완성은 재림의 때까지 연기해 두셨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의를 이루고 맛보며 살 수 있는 것이 사실지만 완전한 성취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셔서 우리에게 영광스런 몸을 입혀 주실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