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강해』 제1권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려는 이참에, 저자의 또 다른 강설집인 『목자와 양』이 새삼 떠오릅니다.1) 저자는 여러 강설에 걸쳐서 역사의 가도(街道)에서 보편의 교회를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깊고 풍부하게 가르쳤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배도(背道)의 시대에 우리 교회의 나아가야 할 길이 부활로써 높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손 안에 있음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지금 말씀과 성신으로 통치하시는 사실을 아는 일이 꼭 필요한데, 이 긴요한 진리를 저자의 『사도행전 강해』에서 풍부히 배울 수 있게 되어 감사의 마음이 앞섭니다. 사도행전은 누가가 그의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행하시며 가르치신 일을 시작하신 때로부터 승천하실 날까지 기록한 그 다음의 이야기, 곧 예수께서 승천하신 이후에 어떻게 그 일을 계속하시는가를 담은 성경입니다(참조. 행 1:1-2). 그러면 『사도행전 강해』 제1권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서 정점에 도달한 구속(救贖) 경륜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사도행전을 바라봅니다.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이 위대한 사실들의 목적은 구체적으로 ‘신약 교회의 형성’이라는 사건으로 드러났는데, 이 일은 동시에 은혜의 왕국인 하나님 나라의 시대의 출발을 가리킵니다. 사도행전은 ‘이 모든 날 마지막’에 도달한 하나님의 경륜의 역사에서 그 최초의 부분을 다룬 책이 됩니다. 말하자면 높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이 땅에서 실현하기 시작하셨는가를 추적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이 거룩한 역사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이 땅에서 형성되고 진행되어 가는 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갑니다.
이 거룩한 역사는 무엇보다도 성신께서 그리스도의 교회를 인도하시는 자취임을 우리는 주의해야 합니다. 성신께서는 그리스도의 것을 가지고 사도와 선지자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셔서 사도와 선지자의 터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와 신자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믿는 참된 믿음으로 하나가 되도록 이끄십니다.
사도와 선지자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널리 전파됨으로써 거기에 성신의 능력이 드러나서 거룩한 역사가 형성되어 갈 때에, 필연 교회는 문제에 봉착합니다. 즉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를 가로막는 세상에 직면하는데, 세상은 교회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도전하여 오는 법이므로, 내부의 약점도 노출되고 외부의 핍박도 닥칩니다. 사도행전은 교회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성신의 인도하심을 좇아서 해결하고 나갔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또한 저자는 성신께서 거룩한 역사를 형성하여 가실 때 쓰신 증인들이 어떻게 준비되었는지를 주의할 것을 지적합니다. 사도행전에서 우리는 증인들이 어떤 자격과 능력을 갖추어야 비로소 성신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거룩한 나라의 경륜의 역사를 이루어 가는 데 쓰임을 받는가를 잘 살펴야 합니다.
사도행전 1장에 관한 강설들은 부활의 증인으로 부름을 받은 제자들이 증인으로서 어떤 자격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그런 점에서 부활 후 40일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계시면서 구약의 말씀을 들어 그들에게 교훈하신 일이 중요하고 또한 2장에 기록된 성신 강림 사건이 중요합니다. 제자들은 증인의 자격과 능력을 구비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바르고 충분한 메시야관을 형성해야 합니다.
저자는 증인의 자격을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즉 효과 있게 증언할 만한 능력과 증언을 뒷받침할 물리적인 능력과 증인의 인물과 생애입니다. 무엇보다 증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전파할 사람들이므로, 무엇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바르게 파악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미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가까이에 두고 가르치셨고,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에도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성신께서 그들을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또한 증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할 때 그 자신이 그 부활의 능력을 맛보아야 하고 성신께서 그의 전파 활동에 함께 사역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증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신의 열매를 맺어 가는 태도와 그와 같은 생애로써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를 전파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말미암아 죄 사함과 의롭다 하심과 새 생명을 얻는 것을 전해야 합니다.
2장의 주된 내용은 교회의 성립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1장이 그 일이 어떻게 준비되는가를 보여 준다면, 2장은 은혜의 왕국과 신약의 교회가 출현하는 역사(歷史)가 오순절에 어떻게 능력적으로 시작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오순절의 성신 강림 사건은 성신의 일반적인 역사와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류를 향하여 실시하시는 경륜에서 이전의 역사와 비교할 때 훨씬 은혜롭고 훨씬 영광스러운 역사를 여는 개시적(開始的) 사건과 선언에 해당됩니다. 말하자면 이 성신 강림 사건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들처럼 역사적으로 반복되지 아니하는 구속사의 획시기적 사건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오순절에 성신께서 강림하시면서 발생한 세 가지 큰 사건이 있는데, 그것은 큰 현상들이 어떤 표적으로서 발생한 것입니다. 즉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와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과 방언들로써 찬송한 일이 그것입니다. 이 일들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오순절에 발생한 일의 뜻을 제자들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다른 사도들과 함께 일어나서, 이 위대한 사건들이 구약 요엘 선지자의 예언을 성취하는 일임을 말하고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회개를 촉구하였습니다. 사도는 그들이 보던 이 성신 강림의 위대한 사건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것임을 말하고, 그들이 시기가 가득하고 악독하여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서 그를 죽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사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신 것을 능력 있게 전하였습니다. 사도의 능력 있는 증언을 듣고 많은 사람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얻었고, 그들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고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는 신약의 교회로서 서서 나갔습니다. 여기서 교회의 성립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받는 일이 있어야 하고, 또한 그리스도와 교회(신자) 사이에 거룩한 교통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사도행전에서 보여 주는 높이 되신 그리스도, 곧 그의 성신과 말씀으로써 그의 교회를 역사의 가도에서 인도하시는 그리스도는 오늘도 그리고 영원토록 변함없으십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의 교회는 유사 이래 그 예를 찾기 어려우리만큼 배도의 물결이 범람하는 시대를 지나가고 있습니다만, 사도행전에 나오는 교회들처럼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신의 인도를 따라서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순종하여 가면 음부의 권세를 이기면서 세상의 참빛이신 그리스도를 널리 전파하는 교회로서 굳게 서 나갈 것입니다. 『사도행전 강해』는 모두 119강으로 4년에 걸쳐서 8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라 들었습니다. 다른 강해서들과 마찬가지로 이 어둔 시대에 그리스도 교회의 바른 자태를 구현하여 가려는 우리의 길에 큰 유익이 되게 하여 주시기를 하늘의 주님께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