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사렛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이다. 이런 우리를 가리켜 세상은 그리스도인이라 부른다. 아주 오래 전부터 예수 믿는 이들을 이렇게 불러 왔다. 생각할수록 참 좋은 이름이지만, 너무 흔한 나머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호칭과 믿음의 원천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가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할 때는 신인(神人)이신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곧 성자 하나님께서 사람의 본질을 입으시고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 승천으로 구속(救贖)의 대업을 이루신 사실을 믿는 것이다. 이런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성육신 전후를 기록한 성경의 기사(記事)들을 한낱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여겨, 기록된 계시에 담겨진 뜻을 알려 하지 않고 그냥 사람의 통념과 상상에 따라 자신들이 이해하는 이 세상의 일로 만들어 버린다. 탄생하신 즈음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육신을 입으신 구주께서 구원 사역을 이루어 나가신 일도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여 제 마음대로 각색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렇게 혼탁한 세상과 교계(敎界)의 현실에서 어떻게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신 성경 말씀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믿고 깨달으며 확신한 터 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이 거룩한 지식을 교회 안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가르칠 것인가? 오늘날 우리의 자녀들이 자라나고 있는 환경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을 수 없고 부모에게 지워진 책임이 막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부모님과 함께 읽는 예수님 이야기』는 이런 책임을 느끼는 모든 부모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주님의 교회 안에 있는 언약의 자녀들은 세상에 속한 수많은 어린이들과 무엇이 다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주인 되신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하도록 택함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예배는 신자의 특권인 동시에 마땅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거룩한 의무이다. 결코 “아직 어리니까” 하고 소홀히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떻게 우리의 아이들을 형식적으로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예배하도록 가르칠 것인가? 이 책은 처음부터 예배에 임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자리에 대해 말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보리떡과 물고기를 주님께 드린 아이의 심경을 예로 들어 헌상의 정신을 가르친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 소년의 마음이 어디로 기울었던가? 자신의 배고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는가? 그 아이가 드린 작은 도시락은 주께서 기쁘게 받으신 헌상이 되었고, 그 헌상을 통해 주께서는 깜짝 놀랄 만한 큰일을 이루셨다. 이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은 어린아이가 가진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그 아이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해서 드리면 기쁘게 받으시는 분이요, 드린 그 아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헌상으로 말미암아 두루 복을 내리시는 분임을 배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어린아이 때부터 평생에 걸쳐 하나님을 가까이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를 가르친다. 그 사람이 어려서부터 깊이 생각하는 버릇을 어떻게 들였으며, 또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께 시시때때로 기도하며 살았을 때 어떤 좋은 결과를 내었는가를 알기 쉽게 가르쳐 준다. 그리하여 어려서부터 세상 사람의 평가에 귀 기울이기보다 하나님을 가까이하여 어떤 일이든지 하나님께 아뢰고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은혜대로 부지런히 살면 하나님께서 늘 같이하시고 앞길을 인도해 주신다는 교훈을 배운다.

앞에 세 이야기가 예수님을 믿고 사는 어린이가 갖추어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한 교훈이라면, 넷째 이야기부터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된 사건과 열두 살 되셨을 때의 일과 공생애 초기에 있었던 일들을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설명하며 가르쳐 준다.

부모가 자식에게 성경 말씀을 들려줄 때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랬다더라” 하는 식으로 전해서는 안 될 것이고, “바로 이것이다” 하고 부모가 믿고 확신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확실하게 전해야 할 것이다. 성신께서 그 말씀을 사용하셔서 아이의 심령에 역사하시면 얼마나 큰 복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신인(神人)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믿음이 없다면, 보아스의 들에서 양 치던 목자들 이야기나 동방 박사와 헤롯 왕에 관한 이야기들은 고작해야 성탄절 분위기를 꾸며 주는 주변 이야기밖에 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 시대에는 그 거룩한 계시의 내용을 그저 밋밋하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성탄 절기를 꾸미는 소도구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단적인 예로,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의 중요성을 얼마나 깊이 인식하고 있는가? 들에서 자고 있던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구주가 나신 기쁜 소식을 전한 성경 기록에서 우리가 정말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동방 박사의 방문과 유대인의 왕이 나신 것을 안 헤롯 왕이 저지른 죄악을 기록한 말씀에서는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말씀이 단순히 옛날이야기가 아니고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어떻게 가르치고 깨우칠 것인가?

예수님은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제자들에게 물어보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우리는 이 물음의 정답을 성경에서 보아 알고 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믿는 예수님에 대해 제자들처럼 바르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지식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을 바르게 아는 데로 이끌어 가고, 우리의 생애를 그 목적에 일치시키는 데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 특히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를 읽을 때는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수님 열두 살 때의 일”,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 받으심”, “예수님이 마귀에게 시험받으심”, “다섯 제자를 부르심”, “물로 포도주를 만드심”과 같은 이야기는 바로 그런 방식의 올바른 성경 읽기이다. 그리하여 부모님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은 이야기 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배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