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개신교회 신학연구원은 ‘개혁 신앙 강좌’라는 이름으로 작은 책들을 발행합니다. 그 시작으로 두 권을 발행하게 되는데, 제1권은 고재수(N.H. Gootjes) 목사님의 두 번의 강의를 엮은 것입니다. 내용은 [I. 교회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중요성: 네덜란드 신앙고백서의 교회에 대한 몇몇 언급들 / II. 그리스도인의 삶과 일반 은총] 입니다. 제2권은 페일스(H.G.L. Peels) 목사님의 두 차례의 강의인 [ I. 구약에서의 하나님의 보복 / II. 구약에서의 저주의 기도]를 엮은 내용입니다. 주께서 이와 같은 은혜를 독립개신교회 안에 계속해서 베푸신다면 신학연구원에서는 앞으로도 개혁 신앙과 신학에 입각한 책들을 차례로 펴낼 것입니다.

독립개신교회 안에 개혁 신학 강좌들이 베풀어진 각각의 경위와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성약출판소식」(34호, 36호)의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된 바 있습니다. 다시 간략히 말씀드린다면, 독립개신교회는 한국 땅에 복음이 전파된 역사보다도 훨씬 짧은 신앙고백의 역사를 갖고 있는 교회입니다. 말씀과 성신으로 양육받던 우리 교회가 자라나서 이제 삼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의 성격을 차차 알게 되었고, 역사를 통하여 흐르는 주류의 신앙과 신학을 받은 우리 교회는 이러한 터 위에 서서 주변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우리는 우리와 동질의 신학과 신앙 그리고 동일한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이웃 교회들을 발견했고 동시에 주께서는 그 교회들과 가까이 교제하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물론 이런 교제가 한번에 다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1, 2년 안에 다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수년 동안은 간간이, 그리고 다음에는 차례차례 여러 번에 걸쳐 조심스럽게 만나 대화로 서로를 알아보고 확인한 결과 이제는 아주 가까이 긴밀한 교제의 악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계획을 세우고 사업으로 추진하여 된 결과가 아니라 다 주의 섭리 가운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최근 한두 해 어간에 이웃 교회들과 가까이 사귐을 나눌 수 있던 여러 기회들은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경이로운 것이었습니다. 2001년 여름에는 개혁교회들의 국제회의(ICRC)에 우리 대표를 파견하여 독립개신교회를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그 이후 지난해인 2002년 6월에는 캐나다 개혁교회의 고재수(N.H. Gootjes) 목사님을 초청하여 여섯 번의 세미나와 두 번의 공개 신학 강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9월에는 네덜란드 기독교개혁교회의 페일스(H.G.L. Peels) 목사님께서 고신 교단 50주년 기념 대회에 축하 사절단의 한 사람으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우리 교회에 오셔서 두 차례 신학 강좌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ICRC의 선교 분과 위원장이기도 한 뉴질랜드 개혁교회의 고리스(J. Goris) 목사님이 우리 교회를 방문했고, 그때 ‘개혁의 관점에서 본 선교’라는 주제로 강의하셨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우리 교회의 김헌수 목사님이 연구 차 네덜란드에 머물 때, 캄파이스(J. Kamphuis) 목사님을 만나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담한 일이 있으며, 지난달에는 서(西) 호주 자유개혁교회의 교육위원회가 설립한 존 칼빈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안톤 브렌(A.C. Breen) 선생을 초청했습니다. 브렌 선생은 열흘 동안 우리 교회와 같이 지내면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또 청소년학교 교사들이나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교회 안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에 관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은 연결들은 우리의 노력으로 된 일이 아니라 주께서 섭리하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결과들인 것입니다.

독립개신교회가 개혁 신학 강좌를 정리한 소책자를 발행하는 것은 결코 무슨 결과를 자랑하려 함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가 주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나아간 결과,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아주 가깝고 퍽 친근한 이웃 교회가 있음을 발견했고, 그 교회들 역시 우리 교회가 자신들과 동질의 신앙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서로가 하나인 것을 곧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참 교회로 서기를 간절히 소원했는데 우리 교회와 같은 신앙으로 먼저 그렇게 서 나간 이웃 교회가 있고 또 서로 사귐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바울 사도가 에베소 교인들에게 “그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 외인”이었다고 말씀한 것처럼(엡 2:12), 불과 백 수십 년 전에 우리 민족의 형편은 과연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이방의 에베소 사람들이 유대인으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과 그리스도 안에서 가까워졌듯이 우리 교회도 이웃 교회들과 그리스도 안에서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바울 사도가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고 선언하신 말씀과 같이 이제 우리도 성도들인 우리 이웃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동일한 시민이고 하나님의 권속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이런 믿음에 기초하여 우리 교회는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일을 듣고 경험을 나누려 했습니다. 또한 짧은 역사(歷史) 가운데 우리 교회 안에 강하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그들과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교제이며 연합이라 생각해서 먼 나라의 친근한 이웃 교회 목사님들을 초청하여 신학 강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내리신 은혜로 여기고 이 귀한 은혜를 그저 흘러 떠내려 보내는 일이 없도록 잘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제 『개혁 신앙 강좌』라는 이름으로 작은 책들을 발행합니다. 주께서 우리의 이런 행보를 유효하게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