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하나님의 나라』(성서유니온), 『혼인의 신성함』, 『구원이란 무엇인가』(이상 성약출판사), 『영원한 안식과 주일』,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강해』 I, II(이상 크리스챤다이제스트) 등의 강설집을 낸 바 있는 최낙재 목사님의 신간입니다.

다윗이 시편 110편에서 예언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신 ‘영원한 왕’이신 동시에 ‘영원한 제사장’으로서,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는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을 백성으로 거느리고 세상 끝 날까지 차례차례 원수들을 굴복시켜 가는 ‘용사’이심을 탁월하게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구약에서 예언된 그리스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구약의 예언이 역사 위에서 실제로 성취될 때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사도행전과 히브리서 등을 통해 훌륭하게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하나님의 맹세로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높은 지위에 오르셨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생생하고 실감 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귀한 가르침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윗은 구약 사람이니까 그리스도가 왕이 되어서 다스리는 이 그리스도의 통치를 구약의 용어로 시편 110편에 죽 썼습니다. 여기에서도 보면, ‘원수 중에서 다스린다’든지, 또 ‘친다’, ‘시체로 가득하게 한다’, ‘여러 나라의 머리를 친다’, ‘파한다’ 하는 말들이 모두 전쟁 용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구약의 용어로 썼지만 실지로 그것이 실현될 때에는 꼭 구약의 용어나 그때의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특별히 사도행전에 그리스도의 통치가 나타난 것이 많이 기록되었는데 죽 찾아보면서 그리스도의 통치의 성격이 무엇인가, 하나님 나라의 통치의 성격은 어떤 것인가, 세상 나라와 같은가, 다른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2강 중에서) 우리가 이 시를 음미할 때에 생각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 우편에 지극히 높이우시고 왕으로서 세움을 입으셨는데 특이하게도 제사장을 겸한 왕으로서 세움을 입으셨습니다. 그가 지극히 높이우신 관계로 그의 영토는 끝이 없어서 세상 끝까지 이르고 그의 나라는 영원해서 세상 끝 날까지 이를 것입니다. 모든 원수가 다 그에게 굴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은 여기에 나오는 인물 중의 어느 한 부류에 속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호와께서 세상 모두를 그리스도에게 주셨기 때문에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든지 여기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한 부류에 속하기 마련입니다.……주의 원수이든지 아니면 주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스스로 판단하고 증험해야 할 것입니다. (3강 중에서)

이 세 편의 강설이 책으로 출간되는 의의는 빛나는 강설 내용 자체로 다 입증될 터이므로 아무런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되지만, 굳이 사족을 달자면 다음 두 가지 면을 우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이른바 복음주의 교단에서는 그동안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에서 오는 은혜만을 주로 가르쳤고, 높아지신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경영해 가시면서 어떻게 그 백성을 보호하고 인도하시는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십자가의 은혜로 죄 사함 받고 구원받아 천당 간다’고는 말하면서도 구원받은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이요 자식으로서 이 땅에서 하나님과 세상과 사람에 대해 어떤 의식을 가지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은 빈곤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은 ‘죄의 형벌로부터의 구원’일 뿐 아니라 신자의 현실을 압도하는 ‘죄의 권세로부터의 구원’이라는 사실이 충분히 해명되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른바 ‘모범적인 신자의 삶’은 그저 ‘성경을 많이 읽고 새벽 기도를 열심히 하고 전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렇게 신자의 삶을 ‘종교적인 면’으로 국한시키는 이원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하고 ‘열심은 있으나 올바른 지식은 없는’(롬 10:2) 기형적인 신자가 될 뿐입니다.

이 책은 높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로서 베푸시는 은혜가 무엇인가를 잘 가르침으로써 그러한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에 일조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고(故) 김홍전 목사님께서 사복음서를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가르치신 풍부한 교훈이 『예수님의 행적』전 10권(125강)과 『산상보훈』 전 4권(85강), 『목자와 양 I』(요한복음 10장 강해), 『포도나무와 가지』(요한복음 15장 강해), 『계시로서의 예수님』, 『그리스도께서 오심』, 『부모님과 함께 읽는 예수님 이야기』, 『주님께서 쓰신 수사법 몇몇』 및 앞으로 차차 나오게 될 『예수께서 광야에서 받으신 시험』 전 2권(34강)과 『예수님의 비유』, 『예수님의 이적』 등의 풍성한 강설로 일대 장관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 설교자가 복음서를 얼마나 깊이 있고 충실하게 연구하여 부지런히 가르쳤는가를 보여 주는 귀감으로서 길이 후대의 모범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김 목사님의 연구 메모를 보면 ‘구약에서 예언한 그리스도’에 대해 가르치실 계획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실제의 강설로는 구현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높이 되신 그리스도』는 비록 충분한 분량은 아니지만 그 아쉬운 틈새의 일부를 훌륭하게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신간을 읽으시는 분들마다 ‘구약 성경도 이처럼 생생하게 그리스도를 가르쳐 주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발견하고 탄복하게 될 것이며, “너희가 성경(=구약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 5:39)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이 과연 참인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성신께서 가장 마음을 기울이시는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나타내시는 일입니다(요 16:14). 그러므로 시편 110편에서 다윗이 예언한 그리스도를 바르고 깊게 해명한 이 강설들을 책으로 편찬하여 여러 독자와 함께 나누는 일은 성신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마다 진리의 영이신 성신의 인도로 그리스도의 영광과 능력과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가를 확연하게 깨우치게 되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에서 오는 은혜를 잘 해명한 존 스토트 목사님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나왔을 때 제임스 패커 박사는 “당신의 옷을 팔아서라도 이 책을 사라, 지금 당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높아지심에서 오는 은혜를 잘 해명한 최낙재 목사님의 『높이 되신 그리스도』를 두고 이제 우리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오늘 점심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그 값으로 이 책을 사서 읽으십시오, 지금 즉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