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들려오는 것은 전쟁의 소리이다. 유독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역사를 거슬러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요즈음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영상과 소리들을 보고 듣고 있노라면 우리는 과연 비극의 마당 한가운데서 꼼짝도 할 수 없는 포로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일상사 역시 크고 작은 슬픔의 연속이다. 비록 자신이 매체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의 주인공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일들은 우리의 손을 내밀면 닿을 만한 거리에 지천으로 널려서 우리를 날 선 감정으로 몰아간다. 인생에 대한 턱없는 낙관론으로 가득 찬 헛된 거드름이나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포장한 속이 텅 빈 선물 꾸러미를 들이미는 장사꾼의 마음이 아닌, 가식 없는 맨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절망과 비참이 넘쳐난다.
사람은 평안을 추구함
이러한 세상에서 평안을 찾으려 하는 것은 사람의 당연한 요구이다. 사람은 현실의 불확실함과 앞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 가운데서 자신을 지켜 줄 자신만의 드라빔을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산다. 그것이 부(富)든지, 명예든지, 어떤 사상 체계이든지 무엇이 되었든지. 하지만 사이비 평안은 참된 위로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하나님을 거역한 사람에게는 참다운 평안은 없고 죄로 말미암은 비참만이 있을 뿐이다.
평안으로 부르심
하나님의 율법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하여 죄가 죄인 것을 알게 하시고 우리가 처한 비참을 비참으로 깨닫게 하시며 이 죄와 비참에서 우리를 건져내실 이를 바라게 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우리의 참다운 중보자이신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우리를 이와 같이 부르셨다. 우리를 ‘쉼’으로 부르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의 평안을 누릴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 11:29-30).
사람들은 ‘평안’을 추구한다. 평안은 자신이 이르러야 할 최종의 목적지로 생각하여 어찌하든지 거기에 이르려고 애쓰는 것이다. 하지만 주님이 주시는 평안은 최종의 목표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사람은 그리스도께 나아가서 평안을 얻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그리고 구원받은 자로서 주님의 손에 붙들려 살아간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평안으로 부르시되 그리스도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멍에를 메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그 멍에는 쉽고 그 짐은 가볍다.
깊어 가는 가을에 성약출판사에서 펴낼 책은 마태복음 11:28-30절을 네 차례에 걸쳐 강해한 고(故) 김홍전 목사님의 강설집이다. 주님께서 주신 참된 평안이 무엇인지를 소개한 작은 강설집이 이미 믿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출발점을 되돌아보게 하고, 평안이 없는 시대에 참된 평안을 찾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참된 평안을 전하는 작은 도구가 되기를 소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