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약출판사는 『교회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이미 세 권의 책을 발행하였는데 이제 마지막 제4권을 내놓았습니다. 이 네 권의 강설집은 본래 1강부터 마지막 57강까지 연속된 강설은 아니고 교회라는 큰 주제로 시기를 달리해서 성약 강단에서 베풀어진 강설들을 주제를 따라서 묶고 부제를 붙여서 펴낸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4권은 1973년 1월부터 4월까지 주일 오전 예배와 혹은 오후 예배 때 베풀어진 13회의 강설을 한 권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 책도 다른 책처럼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바로 ‘배교 시대의 교회’라는 부제인데 말 그대로 ‘시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강설들입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성격, 교회가 서 있는 이 시대의 성격을 분별하여서 교회가 무엇보다도 전투하는 교회로서 자기 몫의 일을 행하여야 할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께 지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무릇 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주께 기도해야 할 것이지만, 특히 염치없이 간구할 큰 문제는 성신께서 충만히 우리에게 역사하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바로 알게 하시고 또 마땅히 가져야 할 거룩한 심정을 품고 그리고 마땅히 행해야 할 일을 바로 행하게 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과 같이 배교의 시대에 처해 있는 교회로서는 눅 11:13에 ‘성신을 더욱 주시지 않겠느냐’ 하는 말씀으로 표현한 것처럼, 성신께서 충만히 역사하시고 조명하시고 또한 인도하셔서 교회가 해야 할 것들을 바로 행하고,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게 하셔서 깨달을 것을 깨닫도록 해 주시기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배교 시대의 교회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강설을 시작하면서 하신 저자의 말씀입니다.

세속주의

제4권은 45강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57강까지 모두 13개의 강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 첫 두 강설은 이 시대의 교회가 처해 있는 배교의 현실에 관한 말씀입니다. 첫 강의 성경 본문은 데살로니가후서 2장 전체와 데살로니가전서 5:1-11입니다. 이 말씀의 중심 주제는 주님의 재림의 때라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주님의 재림과 관련해서 그때가 언제인가 하는 시기의 문제를 말하려는 것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고 배교의 성격이 농후해진 이 시대에 처해 있는 교회가 자기 시대를 바로 파악하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것 곧 기도의 제목이 될 것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처한 이 시대의 특징이 배교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깨닫는 교회는 자연히 성경에서 가르쳐 주시는 주의 재림에 관한 것들을 바로 해석하고 그 터 위에서 시대를 분별하게 되는 것이라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언제 재림하실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는 재림하시기 전에 발생할 일들과 관련해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거룩하게 존재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알고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일방 우리가 처한 시대의 현상들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지나온 교회들의 역사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180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된 재림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과 그런 영향을 받은 미국의 교회들이 차츰 어떻게 배교해 나갔는가 또한 이 재림에 대한 왜곡된 해석과 그 행태들이 어떻게 선교사들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와서 그것이 한때 ‘말세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교회 안에 인기가 높았고 그런 경향이 오늘에까지 미치고 있는가를 한국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오고 교회가 자라나던 1930, 40년대의 어떤 현상만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19세기와 20세기 초에 발생했던 재림에 대한 이러한 왜곡된 해석을 근저에 깔고 다시 새롭게 북미를 중심으로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 운동을 실례로 들어서 오늘날 그것이 어떻게 그대로 한국 교회 안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배교의 현저한 예로 들고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서 저자는 교회가 왜 배교하게 되는가 하는 원인을 살피고 있는데 그 첫째로 드는 것이 교회 안에 있는 세속주의입니다. 그러면 교회 안으로 세속주의를 끌어들이는 장본인은 누구인가 하면 그것은 다름 아닌 교회에 속한 신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개개의 신자들이 육신의 속한 생활을 하므로 결국 교회는 세속주의로 빠져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육신에 속한 생활

교회가 배교하는 원인이 첫째는 세속주의이고 이 세속주의가 교회에 들어오는 통로는 교회에 속한 각 개인의 육신에 속한 생활이라고 지적한 후에 이제 구체적으로 배교와 관련해서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살펴 나갑니다. 그것이 47강부터 54강까지의 내용입니다. 먼저 육신에 속한 자는 누구이고 육신에 속해서 사는 생활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것이 47강입니다. 이어서 48강과 49강은 특히 씨 뿌리는 비유 가운데 돌밭에 뿌려진 씨의 상태를 들어서 그것이 배교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를 개인과 교회의 상태를 들어서 자세히 풀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씨 뿌리는 비유로 가르치시고 경계하시는 대상은 교회와 거기에 속한 자들입니다. 주께서 제자들에게 따로 가르쳐 주실 때에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만 하셨고 거기에 다른 설명을 붙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말씀을 마치 복음이 전해졌을 때에 혹은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중생의 큰 도리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하면서 이것은 신자의 책임과 각성을 재촉하는 말씀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아 자신이 길가나 돌밭이나 가시떨기가 되지 말고 옥토가 되라는 말씀이고 그렇게 해서 결국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결실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만이 아니고 교회 역시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실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여야 할 것이고 교회는 돌밭에 떨어진 씨가 장성한 정도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면 결국 시험이 올 때에 배반하는 상태로 들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사람이 말씀을 기쁨으로 받는다는 사실, 보통 신자보다 훨씬 말씀에 대한 애착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훌륭한 신자라고 칭찬을 받을 만한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옥토에 떨어진 씨의 증거는 되지 않는다는 가르침은 우리에게 참으로 깊은 경고의 말씀이 됩니다.

결국 열매를 맺을 사람들이란 교회이고 교회가 혹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결실을 해야 할 것인데 이러한 결실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저자가 이미 앞의 강설에서 지적한 대로 육신에 속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육신에 속한 사람은 성신을 소멸하고 성신을 근심케 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요컨대 성신을 좇아 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50강과 51강에 걸쳐서 성신을 소멸하고 근심케 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성신께서 우리를 가르치시고 인도하시는 상태는 어떠한 것인가 그리고 성신의 가르침과 인도를 좇아서 살아가는 생활은 무엇인가를 아주 세세하고 분명하게 대조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가 힘주어 이러한 도리를 가르치는 것은 저자의 기도대로 우리가 성신을 좇아 행하는 생활을 늘 함으로써만 비로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생활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으려고 하면 먼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고 분별하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 대한 가르침이 52강의 내용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돌이키고 듣지 아니하는 완고가 마음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한 걸음도 전진해 나갈 수 없고 성신을 거역하여서 육신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 동안에는 성신을 근심케 하는 상태가 되고 이러한 가운데 있다면 정상적인 신자의 생활의 출발점에도 서 있지 못한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이 53강과 54강의 내용입니다.

거룩한 교회

결국 이 강설들의 큰 주제는 배교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는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서서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저자는 먼저 배교의 원인이 되는 여러 요소들을 살핀 후에 이제 교회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교회는 거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이 시대의 교회의 사명에 관한 말씀입니다. 배교의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하는 것보다, 무슨 주의를 표방하거나 운동을 하고 나가는 것보다 거룩한 교회로 존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항상 존재의 속성을 바로 드러내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는 어떻게 거룩한 교회가 되는가? 저자는 교회가 거룩하게 되려면 거기에 한 가지 확연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하는데 그것은 교회가 전체적으로 하나님 앞에 완전히 드렸다는 의식과 각성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전체적으로 드렸다는 것은 교인 개개인이 하나님 앞에 드렸다는 점에서만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교인의 대부분이 전부를 하나님 앞에 바치는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교회가 거룩하다는 것을 드러낼 아무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순결하게 보존되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세밀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의 가르침을 받아서 열매를 드러내는 교회만이 배교의 물결이 요동하는 속에서라도 능히 서서 생명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거룩한 교회로 배교의 물결에 능히 서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주의해서 살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가르침이 55강과 56강입니다.

나오미와 룻의 신앙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57강에서는 구약 성경 룻기에 등장하는 두 인물, 나오미와 룻의 신앙과 행위를 통해서 거룩한 교회의 성격 혹은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성격과 내용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나오미와 룻의 신앙을 통해서 어떻게 각 개인이 교회 안에서 바르게 봉사하고 교회를 유지하는가를 배울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거룩한 교회의 성격과 내용에 대해 가르친 앞의 강설들의 좋은 실례를 나오미와 룻의 신앙을 들어 생생하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 구약 성도의 삶을 보여 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인 구약 룻기에 나타난 나오미와 룻의 신앙을 교회의 거룩한 성격과 관련해서 이해하게 된다면 이 말씀이 바로 오늘날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모두가 이런 풍성한 은혜를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